공유형 기획사를 제안하다 [크리스권의 셀럽&머니]

입력 2021-08-13 10:22   수정 2021-08-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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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공유되어 소비되는 시대다. 업종이 다른 사업가들이 하나의 공간을 공유하는 '공유형 오피스', 쓰던 물건이 더 이상 필요없어질 때 누군가에게 공유하는 '중고 거래 사이트', 교통 수단을 공유하는 '공유형 자동차', 여유 시간을 공유하며 배달 아르바이트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신개념 배달 거래 애플리케이션' 등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며 과거와는 다른 방식의 시스템이 급진적으로 발달하고 있다.

과거엔 개인이 단독으로 소유하던 명품, 미술 작품, 무형의 음원이나 퍼플리시티권들도 이제는 몇 명의 사람들이 지분을 쪼개 공유하는 방식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실제로 이런 것들을 조율해주는 거래소가 생겨나고 있다.

촌각을 다투며 새로운 것들이 탄생하고 있는 요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현재의 새로운 방식을 받아드리고 수용해야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 아닐까. 시장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서라도 상호 보완과 소통을 통한 변화를 거스를 순 없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이제는 '소유'가 아닌 '공유'의 시대다.


필자는 같은 의미에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도 강력한 디지털 공유 문화 챌린지가 다가오고있다고 생각한다. 아니, 어쩌면 벌써 행해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활동하던 기획사들이 동종업계의 경쟁자였던 기획사들과 협업을 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하는 일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인가. 유명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자기만의 비즈니스 방식을 고집하던 연예기획사들이 최근에는 많은 플랫폼들과의 깊은 협업을 서슴지 않는다. 또한 전통적인 기획사의 방식이 아닌 온라인 마케팅을 기초로한 다른 형태의 기획사가 등장하고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운영방식이 등장하면서 필자는 앞서 말한 공유 형태의 기획사가 등장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기획사의 지원을 공유형태로 제공하면 어떨까 한다. 이미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여러 아티스트들이 모여 일하는 공간을 열고 아티스트들끼리의 협업을 통해 진행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공유형 기획사'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1인 기획사 형태로 활동하는 연예인은 활동 무대에 대한 지원이나 활동에 필요한 인프라도 모두 스스로 준비하고 힘을 쏟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 가수 A가 공유형 기획사의 플랫폼에 들어갔다고 가정 해보자. A가 활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공간, 기획, 연습, 녹음, 촬영, 뮤직비디오, 시장분석, 스케줄 관리, 활동 계획, PR, 매니지먼트 등 전반적인 과정을 연예 기획사로서 숙련된 역량을 가진 다수의 지성 집단과 같은 플랫폼에 있는 다른 아티스트들이 함께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A가 엔터테인먼트 활동을 하기 위한 제반지원을 기존의 기획사를 통해 받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공유하며 발전시켜나간다는 말이다.

때에 따라서는 관련 구성원들의 변화도 쉽게 줄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AI 나 가상공간, 로봇 기술 등의 최첨단 기술들이 이런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해주는 방식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미 국내에는 전속계약과 정산의 경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공 받는 형태로 발전시킨 곳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연예인을 꿈꾸는 신인들이나 새로운 방식으로 연예활동을 하고 싶은 아티스트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기위해 필요한 지원과 인프라 등을 지원하고 돕는 공유형 기획사가 머지않아 생겨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공유형 기획사를 활용하게 되면 기존의 기획사 진입 장벽을 조금이나마 낮출 수 있다. 다른 형태로 지원을 받아 데뷔를 하고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주류 위주로 생산되는 연예계가 다양화될 것이다. 공유형 기획사를 통해 데뷔의 기회가 많아진다면 다양한 색깔을 가진 아티스트들의 활동 기회 역시 많아질 것이다. 또한 기존의 아티스트들은 새로운 사람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창작물을 만들어 내지 않을까 한다.

엔터테인먼트 활동에 필요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부대사업(촬영, 뮤직비디오, 녹음, 안무, 각종레슨, 매니지먼트 등)도 활성화될 것이다. 당연히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며, 이는 엔터테인먼트의 전반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당연히 한류 문화의 성장에도 기여하게 되지 않을까.


필자의 이런 생각을 당황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지나온 수년간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기술의 변화가 얼마나 효율적이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공유형 기획사'가 어처구니없는 제안은 아닐 것이다. 형성된 풍부한 인프라가 현재 전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을 더욱 오랫동안 지속하고, 나아가서는 한 발짝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

크리스권(국내 1호 비즈니스매니저, BMC(비즈니스매니지먼트코퍼레이션)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및 관련 문의 ; m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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