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세계적 수학자가 알려주는 수학 잘하는 법

입력 2021-08-16 09:01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지난해에 이를 증명하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8개국의 64만 명이 참여한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 조사에서 한국 초등학교 4학년의 40%, 중학교 2학년의 60%가 수학을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은 어렵고 따분하기만 한 걸까. 포기해도 상관없는 과목일까. 수학자가 자신이 살아온 날들을 진솔하게 토로하면서 수학의 아름다움에 대해 들려주는 《기쁨 공식》을 읽으면 수학의 매력에 푹 빠질지 모른다. 상상력이 필수인 수학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자유로운 학문”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수학을 공부하면 “생활 속에서 얻는 실제적인 유익이 많다”고 전한다.

《기쁨공식》을 쓴 김인강 교수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KAIST와 서울대에서 11년간 학생을 가르친 뒤 순수 수학 연구를 위해 2008년 고등과학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충분히 자고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
두 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걸을 수 없었던 김 교수는 초등학교 입학을 거절당했다. 11세가 돼서야 재활원에서 치료받으며 공부를 시작했다. 서울대 수학과는 선생님의 권유로 선택한 학과였다. 육체적으로 힘써야 하는 의대나 공대, 고시 패스를 해도 임용이 어려운 법대, 실험을 해야 하는 생물이나 화학과를 제외하니 갈 만한 데가 별로 없었다.

초등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집안 형편이 어려워 참고서를 살 수 없었고, 과외는 꿈도 못 꿨고, 체력이 좋지 않아 잠을 충분히 자면서도 서울대에 들어간 비결이 뭘까. 교과서 위주로 학교 수업에 충실했던 그는 “공부를 하려면 스스로 세운 목표가 있어야 한다. 나는 부모님과 사회에 짐이 되지 않기 위해 공부했다”고 말한다. 좋은 성과를 내려면 부모에게 등 떠밀려 공부하기보다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라는 게 저자의 충고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목발을 짚은 채 넓은 캠퍼스를 오가다 보니 갈비뼈와 폐가 부딪쳤고, 폐에 큰 구멍이 나면서 1년간 투병생활을 했다.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힘들게 학교에 다니면서도 그는 대학 4년 내내 수석을 놓치지 않았고, 학비 면제와 매달 생활비 혜택을 제시한 미국 UC버클리에 진학해 6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3년 노력하면 수학의 달인 된다
저자는 9개의 챕터로 구성된 《기쁨 공식》을 5년에 걸쳐 공들여 썼다고 한다. 힘들었던 삶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고, 매력적인 수학과 재미있는 수학자 이야기를 가득 담았다. 유학생활 경험을 들으면 시야가 넓어지면서 외국 생활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김 교수는 2011년 ‘젊은 과학자상’, 2016년 ‘FILA 기초과학상’, 2017년 8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고 2020년 최고 영예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이 됐다.

입시 위주의 학습 탓에 수학에 흥미를 잃는 게 안타깝다는 김 교수는 수학을 좋아하면서도 주변 압력으로 다른 학과를 선택하는 게 아쉽다고 말한다. 기호와 숫자는 만국 공통언어여서 약간의 어학 실력만 갖추면 세계 어디서든 일할 수 있고, 수학을 가르쳐주면 어딜 가나 환영받는다고 일러준다.

수학 없이는 아파트도, 다리도 건설하지 못하고 자동차도 다니지 못할 것이다. 유체역학과 미분방정식을 연구한 학자들 덕분에 비행기가 날 수 있었다. 위상수학과 기하학을 연구 중인 김 교수는 수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장차 인공지능(AI)과 우주론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한다.

김 교수가 《기쁨 공식》에 소개한 ‘수학 잘하는 10가지 방법’ 가운데 몇 가지를 살펴보자. ‘암기하려고 하지 말고 이해하자’ ‘조금씩 꾸준히 공부하자’ ‘성적이 하루아침에 오르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말라’ ‘3년만 노력하면 수학의 달인이 될 수 있다’ ‘사물을 수학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라’ 같은 내용이다.

“자신이 똑똑하다고 믿어라. 모든 성공은 자신감에서 나온다”고 조언하는 김 교수는 힘든 환경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수학자가 됐다. 《기쁨 공식》에서 인내와 감사를 배우면서 수학과 친해지는 법도 익히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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