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일반전형으로 연세대 경영학과 21학번으로 입학한 생글기자 14기 주호연입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D-100이 어느덧 지나갔습니다. 어떤 분은 원하는 공부량을 모두 달성했을 수도, 어떤 분은 원하는 공부량에 한참 못 미쳤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성적도 자신이 기대한 것 이상으로 잘 나왔을 수도, 기대보다 한참 아래에 그쳤을 수도 있습니다. 누구든 각각의 이유로 방황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기대보다 낮은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고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며 슬럼프를 겪으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오늘은 이럴 때 어떻게 극복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함께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매일 조금이라도 여가시간이 필요해
수험생에게 슬럼프란 자신의 평소 상태보다 공부가 잘 안 되거나,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슬럼프를 겪었고, 대부분 한 번씩은 겪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인 해의 4~5월에 심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학이 연기되고, 학교 기숙사도 출입이 통제돼 집에만 있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습니다. 기숙사 학교인지라 만날 사람도 없었고, 고등학교 3학년이기에 공부를 놓을 수도 없었습니다. 등교가 2주씩 연기되며 다음주에는 학교를 가겠지 하며 억지로 버텼지만, 점점 등교하지 않는 시기가 길어지자, 자습시간이 반으로 감소했습니다. 시간도 없고 스트레스는 풀어야 하는 시기에 저는 운동과 산책을 택했습니다. 하루를 잡아서 한번에 여가시간을 다 사용하는 것보다는 매일 조금씩 여가시간을 가지는 게 정신 건강에 좋았습니다. 점심을 먹고 졸릴 시간대에 농구 연습을 혼자 했고, 저녁을 먹고는 혼자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트레스가 없지는 않았지만, 참고서를 공부할 정도로 스트레스가 감소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이에 대한 답은 각자 취향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운동을 하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음식을 먹는 사람, 상담을 하는 사람, 여행을 다니는 사람, PC 게임을 하는 사람 등 제각각입니다. 다만 이때 여러분께서 지켜야 할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그래도 수험생이기에, 공부보다 이러한 것들이 우선순위가 돼서는 위험합니다. 그렇기에 한도 시간을 정해놓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나는 오늘 친구들과 2시간 축구를 할 거야’, ‘친구들이랑 PC방에 3시간만 가야겠다’, ‘점심이랑 저녁 사이에만 여행을 갔다 와야지’ 등등. 이렇게 자기 자신에게 무엇을, 몇 시간 동안 할 것인지 약속합시다. 이때 꼭 시간을 적게, 최소한으로 주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여가시간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후회’가 밀려오게 됩니다. ‘나는 왜 이런 것도 못 지키는 거지? 이렇게 하는데 원하는 대학을 어떻게 가…’ 등의 생각이 밀려올 것입니다. 차라리 시간을 과하게 주시고, 다 못 쓰면 남깁시다. 그렇게 여가시간을 통해 스트레스도 풀고 자신에 대한 믿음도 돋울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빨리 풀려 공부에 더 집중할 수 있어
여가시간을 갖는 것에 대해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저는 부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많이 노는 친구가 저보다 내신 성적이 잘 나오는 것에 열등감도 느꼈고, 왜 세상은 이렇게 불공평한지에 대해 한탄하곤 했습니다. 이것은 모두 착각입니다. 저보다 많은 여가시간을 가졌다고,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그런 친구가 스트레스도 빨리 풀었기 때문에 집중도 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사실을 2학년 때 뒤늦게 깨달은 저는 학교생활을 할 때 제가 좋아하는 활동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주기적으로 하곤 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놀 땐 놀고 할 땐 하는 태도를 몸에 익혔고 수능까지 이를 갖고 갔습니다. 아마 이런 태도가 합격에 도움을 준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혹시 여가시간을 가짐으로써 공부 시간을 뺏기면 성적이 안 나올까봐 걱정을 하고 계신가요? 때로는 지친 몸과 마음을 쉬어주고 달리는 것이 더 오래, 더 높이 달려나갈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우리 이제 즐기면서 공부해보면 어떨까요, 여러분?
주호연 생글기자 14기, 연세대 경영학과 21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