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1900명대인데"…광복절 연휴 '변칙 집회' 예고

입력 2021-08-14 08:36   수정 2021-08-14 15:39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 가운데 보수·진보 단체들이 광복절 연휴 서울 도심에서 집회·행사를 강행할 예정이다.

경찰과 서울시는 불법 집회를 차단·해산하고 사법처리할 방침이지만, 집회 주최 단체들이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14일 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9일까지 41개 단체가 14~16일 개최할 예정이라고 신고한 316건의 집회·시위에 대해 금지를 통고했다. 해당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신고된 인원은 12만명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 따라 서울시는 1인 시위를 제외한 집회·시위를 금지한 상태다.

이에 집회·시위 주최 단체들은 변형된 형태의 시위로 거리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200여명 규모의 ‘한미전쟁연습 중단 1인 시위’를 서울역, 서대문역, 충정로역 일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달 3일에도 지하철 종로3가역 부근에서 기습적으로 전국노동자대회를 연 바 있다. 주최측 추산으로 이 집회에는 8000여명이 참가했다. 당초 여의도에서 집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이 서울 도심 곳곳에서 검문을 실시하고 여의도 주변 도로와 지하철 역을 통제하자 집회 참가자들인 오후 1시께 종로3가로 모인 뒤 1시50분께부터 차도를 점거하며 행진했다.

특히 하루 전인 지난달 2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등과 함께 방역을 위한 전국노동자대회를 자제를 당부하기 위해 서울 정동의 민주노총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막아서는 바람에 양경수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한 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진보 성향 단체들이 모인 '광복 76주년 한반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 대회 추진위원회'(추진위)는 서울 독립문공원, 국방부 인근, 종로3가 등에서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주최 측은 1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은 광복절 연휴 기간 동안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화면세점·서울시청·서울역 등 도심 일대에서 '문재인 탄핵 8·15 1000만 1인 걷기 운동'을 진행한다. 국민혁명당은 이번 행사가 집회·시위가 아닌 국민들의 자발적인 산책·걷기 운동이며, 정당 활동의 일환으로 당원 모집을 위한 파라솔을 도심 곳곳에 설치할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국민혁명당의 행사를 1인 시위를 빙자한 불법집회라고 보고 차단할 방침이다.

경찰은 도심권을 중심으로 81개소에 임시 검문소를 운영하고, 가용 경력과 장비를 최대한 활용해 불법 집회·행사 집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50명으로 이날 0시 기준으로도 신규 확진 규모가 1900명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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