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큰 ‘잭팟’이 터진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다. 지난 3월 공모가 6만5000원에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5개월 만에 28만8500원까지 치솟았다. 상장 당시 직원 한 사람당 받아간 공모주는 평균 4억9386만원어치로 예상 시세차익은 17억원에 달한다.
3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쿠팡에서도 영리치가 대거 생겨났다. 직원들에게 회사 주식을 주당 평균 2100원(1.95달러)에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공모가(주당 35달러)가 20배에 달하다 보니 수십억~수백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둔 직원이 속출했다.
지난 7일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이직으로 ‘대박’을 낸 직원들의 산실이 됐다. 카카오뱅크는 2016년 출범 당시 주요 주주인 국민은행에서 직원 15명을 받는 것을 비롯해 외부에서 인재를 대거 영입했다. 새로운 도전에 목마른 20~30대가 주를 이뤘다. 이들의 베팅은 5년 후 ‘공모주 수익률 222%, 1인당 평가수익 5억4450만원’이란 결과를 냈다. 스톡옵션 행사 기회도 남아 있다. 13일 종가(7만6600원) 기준 한 사람당 평균 스톡옵션 행사수익은 6억7823만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최근 테크기업 몸값 고공행진도 영리치 탄생을 부채질하고 있다. 올해 초 게임회사 넥슨을 시작으로 테크기업들의 개발자 모시기 전쟁이 펼쳐지면서 ‘1억원 연봉’ 보장은 물론 주식 교부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사주와 스톡옵션을 제공하고, 수년간 다른 회사로 이직하지 않는 조건으로 주는 ‘사이닝 보너스’도 일반화됐다.
회사가 대형 인수합병(M&A) 대상이 되면서 직원들이 덩달아 혜택을 본 곳도 있다. 올해 들어 영상앱 ‘아자르’를 운영하는 하이퍼커넥트는 1조9000억원에 미국 매치그룹에 매각됐고, 스타일쉐어·29cm도 무신사에 3000억원에 팔렸다. 창업주 외 회사 주식을 교부받았던 직원들은 매각 과정에 참여해 수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누렸다.
우리사주조합에 가입돼 있으면 상장 후 곧바로 주식을 팔 수 없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회사 주가가 하늘을 찌를 때 사표를 내는 직원들이 나오는 이유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상장 직후 70여 명이 한꺼번에 퇴사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의 성장 과정에서 일반 직원도 부를 거머쥐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건 분명 긍정적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평범한 직장인의 박탈감 역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의명/김진성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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