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개미 주주의 한숨…올해 31조 샀지만 9% 손실

입력 2021-08-15 17:36   수정 2021-08-23 15:26

30대 초반 직장인 이모씨는 지난 1월 11일 삼성전자에 5000만원을 투자했다. 삼성전자 주식창을 1주일간 지켜보다 남편을 설득해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산 가격이 ‘꼭지’가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씨의 삼성전자 평균 매수단가는 9만5700원으로 손실률이 20%가 넘는다.

이씨처럼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로 1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던 주가가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올해 코스피지수는 10% 이상 올랐지만 올 들어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인들은 대부분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들은 연초 이후 지난 13일까지 삼성전자를 31조61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8조2415억원, 13조734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개인들의 삼성전자 평균 순매수 단가는 8만1777원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의 13일 종가가 7만4400원이니 평균 9.02% 손해를 보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삼성전자 주식을 산 개인들의 평가손실은 2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마저도 평균을 가정한 수치다. 구간별 순매수 비중을 조사한 결과 개인들의 7.14%가 9만원 이상에서 주식을 사들였다. 9.47%는 8만5000~9만원에 투자했다. 주가가 연중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올해 투자한 사람 가운데 수익을 내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삼성전자 소액주주(지분율 1% 미만)는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말 56만8409명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삼성전자 투자 열풍이 불면서 소액주주는 386만7960명(2021년 3월 말 기준)으로 급증했다.

박의명/서형교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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