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칸 전 지역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수도 카불로 들어서자, 아프간 정부가 평화롭게 정권을 이양하겠다며 백기를 들었다.
아프간 내무부 장관은 15일 "탈레반에 평화롭게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아프간 정부 관계자도 AP통신에 "탈레반 협상단이 권력 인수 준비를 위해 대통령궁으로 이동 중"이라며 "이 협상의 목표는 탈레반에 평화롭게 정부을 넘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탈레반은 이날 카불 외곽 경계 지역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아프간 내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탈레반이 카불의 사방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AP통신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카불 내의 칼라칸 지구, 카라바그 지구 등에 탈레반이 있다"며 "아직 전투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의 대외 창구가 있는 카타르 도하 정치사무소의 지도자는 "카불 시내에서 폭력을 행사하지 말고 탈출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안전한 길을 허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또 탈레반 대변인은 트위터로 조직원들에게 카불 관문에서 대기하고 입성하진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 주민은 일부 탈레반이 마찰 없이 카불로 들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탈레반은 카불을 무력으로 점령할 계획이 없다며 아프간 정부가 '평화적으로 항복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미국을 겨냥한 2001년 9·11테러 뒤 범행 배후인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넘기라는 미국 요구를 거부했다가 미국으로부터 침공을 당해 정권을 잃었다.
그 뒤로 탈레반은 20년 동안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는 아프간 정부와 전쟁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 5월부터 미군과 동맹군이 단계적 철수를 시작하면서 탈레반은 공세를 강화해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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