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펀드가 갖고 있는 투자지분을 사들이는 ‘세컨더리’ 투자 전략으로 유명한 글로벌 자산운용사 포모나캐피털의 마이클 그래노프 사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포모나캐피털은 25년 넘게 투자를 해 오면서 다양한 시장변동과 위기를 겪었다”면서 “그 누구도 다음 시장 혼란이 언제 올지,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정성과 성장성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포트폴리오를 짜서 투자한다”고 소개했다.
그래노프 사장은 코로나19의 위기 과정에서 이런 분산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뚜렷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래노프 사장은 “위기 전 우리는 기업, 산업, 빈티지(투자시기)별로 충분히 분산된 투자를 하고 예기치 못한 사건에 대비해 즉각적인 금융 완충장치를 확보했다”며 “이 덕분에 포트폴리오의 ‘회복탄력성’을 갖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위기가 확산되는 과정에서는 “양질의 포트폴리오를 매력적인 값에 살 수 있었고, 이런 대비와 조치를 통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수익을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속한 대응력’이 수반된 결과였다는 것이다.
그래노프 사장은 코로나19 시기에 투자 교훈을 묻는 질문에 “글로벌 시스템이 단단히 연결돼 있어 지구 한쪽의 이벤트가 반대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렌터카, 컴퓨터 칩, 미국 주택시장 등 시장과 공급망의 ‘폭포효과’도 목격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폭포효과는 상위층을 공략하면 전체 소비층에 그 효과가 미친다는 마케팅 용어로, 그래노프 사장은 코로나19의 타격이 전방위적으로 미쳤다는 뜻으로 사용했다.
톱 레벨의 세컨더리 운용사답게 코로나19 시기에 ‘세컨더리 시장에 투자 기회가 있다’는 점도 놓치지 않고 그는 강조했다. “기관투자가(LP)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대체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세컨더리 투자에서 투자 대상이 커지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고 가치를 높일 여러 방안이 다양하게 있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래노프 사장은 “비상장 자산의 성장과 세컨더리 거래의 결합을 통해 더 많은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며 “올해 세컨더리 거래 규모는 처음으로 전 세계에서 1000억달러(약 120조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전했다.
그래노프 사장은 운용사 선정과 관련해 “운용사가 ‘리스크를 얼마나 감수하는가’를 고려해야 한다”며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신중한 자산선택 등을 통해 안정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반드시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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