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올 2분기 영업이익 2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시장 전망치를 10%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본업인 철강업황 회복과 함께 2차전지 배터리 소재 등 비(非)철강 부문 이익이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8조2930억원, 영업이익 2조2010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194.12% 증가했다. 분기 실적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다. 1968년 창사 이후 최대 실적으로 추정된다.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실적을 공시한 2010년 이후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2분기 별도 기준으로 창사 이후 첫 적자를 낸 충격에서 벗어나며 1년 만에 ‘강철기업’이라는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시장에선 포스코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7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인 2008년의 7조17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은 포스코가 올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이미 예상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으로 전 세계 경기가 회복하면서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의 철강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1분기에도 최근 10년 새 가장 많은 1조552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악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은 철강 수요뿐 아니라 철강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도 끌어올렸다. 국제 철광석 가격은 올 2월 t당 154.9달러에서 지난 5월 226.5달러로, 3개월 만에 46.2% 급등했다. 포스코는 철광석 인상분을 대형 수요 기업 대상 철강제품 공급 가격에 적극 반영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통상 포스코의 자동차, 조선, 건설 등 대형 수요 기업 대상 공급 비중은 전체 생산량의 70%가 넘는다. 공급 가격을 올릴수록 수익이 크게 늘어난다는 뜻이다.
포스코는 자동차·가전 등의 소재로 쓰이는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유통 가격을 올 들어 7개월 연속 인상했다. 지난 5월에는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계가 현대자동차·기아 대상 자동차용 강판 공급 가격을 4년 만에 t당 5만원 올렸다. 조선 후판 가격도 올 상반기 t당 10만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강조하는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성과를 낸 것도 분기 영업이익 2조원을 넘을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이다. 올 2분기 포스코의 비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5943억원으로, 전년 동기(2762억원) 대비 두 배가 넘는다. 전체 이익에 기여한 비중은 27.0%에 이른다. 2016년까지만 해도 비철강 부문의 이익 기여도는 10%가량에 불과했다. 올 1분기에도 비철강 부문은 전년 동기(2471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479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24년 3월까지 그룹을 이끄는 ‘최정우 2기’의 핵심은 수소 사업이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이 안정적 궤도에 오른 만큼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 사업에 주력해 포스코를 글로벌 메이저 수소 생산·공급업체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투자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기존의 고로 방식을 폐기하고 완전히 새로운 철강 공법으로 전환하는 도전에 나선다. 포스코는 지난달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축소하지 않아도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간 4000만t가량인 철강 생산량을 2030년까지 6000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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