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홍범도기념사업회 홍보대사로 활동할 예정인 배우 조진웅 씨에게 “국민들 중에는 홍범도 장군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는 분들도 간혹 있으니 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항일독립운동에 앞장섰던 그 분의 생애와 고귀한 뜻을 적극적으로 알리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16일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저녁 독립운동가인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식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이 특사단인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우원식 홍범도기념사업회 이사장, 국민대표 조진웅 배우와 대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씨는 영화 '대창 김창수'와 '암살'에서 각각 김구 선생과 신흥무관학교 출신의 독립군 속사포 역할을 맡아 독립투사의 삶을 연기한 바 있다. 황기철 보훈처장의 추천으로 이번 특사단에 '국민대표'로 참여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인 홍 장관의 유해 봉환을 "우리에게 매우 의미있는 귀환"이라고 평가하며, 특사단에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사회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떠나보내서 섭섭해하지 않느냐”고 묻기도 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우원식 이사장은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이 지도자를 보내드리게 돼 아주 섭섭해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인원 제한으로, 유해 수습과 추모식에 들어오지 못하고 외곽에서 지켜보는 분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고려인들로부터 워낙 존경을 받으셨기 때문에 그 분들이 섭섭해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아쉬움을 달래고 지속적으로 추모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묘역을 공원화하는 방안 등 후속 작업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은 유해 수습 과정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질문에 “전 과정이 순조로웠으며, 유해를 수습해보니 장군의 키가 육척장신이 넘어 보였다”며 “이번 유해 봉환은 문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긴밀하게 협의함으로써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또 황 처장은 "대한민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들어서자 6대의 공군전투기의 엄호 비행을 받았는데, ‘장군의 귀환을 이렇게 맞아주는 게 바로 국가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홍 장군 유해를 태운 특별수송기는 봉환식 약 1시간 전인 오후 7시30분쯤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지난 1921년 연해주로 이주한 지 100년 만이다. 평양 출생인 홍 장군은 일제 치하에서 의병투쟁에 몸을 던진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로, '봉오동 전투'(1920년 6월)의 승리를 견인했고, '청산리 전투'(2910년 10월)에도 참전했다. 1937년 스탈린의 한인 강제이주정책에 따라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로 강제 이주해 1943년 10월 25일 75세로 서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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