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회의를 하고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의 개인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최대 한도는 연소득의 1.5∼2배 수준이다. 당국이 신용대출 한도 축소에 대한 ‘구두 지도’에 나선 것은 가계대출이 계속 팽창하며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무려 15조2000억원 늘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0%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은행권에서만 9조7000억원가량 불어났다.
신용대출은 주식, 특히 공모주 청약 등 자산 투자 열기로 최근 수요가 급증했다. 카카오뱅크와 HK이노엔 등 공모주 청약 영향으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7월 마지막주에만 7조7000억원(은행권 4조4000억원) 폭증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은행들에 신용대출을 연소득의 2배 수준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한 뒤에도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했으나 한도가 1억원 이하인 신용대출은 2023년 7월부터 DSR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신용대출 수요를 억누르더라도 ‘풍선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금감원에 따르면 7월 제2금융권의 가계대츨 증가액은 5조6000억원으로 상반기 월 평균액 3조6000억원을 웃돈다. 전년 7월(1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 규모는 세 배에 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20·30대를 중심으로 자산 투자 목적의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과도한 신용대출을 줄일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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