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사관 잠정폐쇄…공관원 제3국으로 철수

외교부는 아프가니스탄 내 한국대사관을 잠정 폐쇄했다. 공관원 대부분이 제3국으로 철수한 가운데 공관원 3명은 현지에 남아 있는 국민 한 명의 안전한 철수 등을 지원하고 있다.

외교부는 16일 “현지 주재 우리 대사관을 잠정 폐쇄키로 결정하고 공관원 대부분을 중동 지역 제3국으로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현재 현지에는 최태호 주아프가니스탄 대사를 비롯해 공관원 3명이 남아 현지에 체류하고 있는 재외국민 한 명의 안전한 철수 등을 돕고 있다. 나머지 우리 국민은 이미 철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공관원과 우리 교민이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공관원들의 현지 탈출은 미국의 도움을 받아 이뤄졌다. 외교부 본부와 주아프간 대사관은 전날 오후 정의용 장관 주재로 긴급 화상회의를 하던 도중 우방국으로부터 아프간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긴급 철수했다.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면서 현재 시내의 ‘안전지역’에서 공항으로 가는 육로는 사실상 막힌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취재진에 “탈레반은 카불 시내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올초 유사시에 미군 자산으로 제3국으로 철수하는 것을 지원해주기로 미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