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에 남은 마지막 교민, 비행기 탔지만…이륙 못 했다

입력 2021-08-17 08:10   수정 2021-08-17 08:18



아프가니스탄 현지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우리 국민이 항공기에 탑승했지만, 항공기 운항이 중단돼 대기 중이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아프간에 남아있던 유일한 교민 A 씨는 16일 저녁 늦게 카불 공항에서 제3국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탑승했다. 하지만 공항에 피난민들이 몰리고, 활주로까지 사람들이 모이면서 항공기 이륙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앞서 외교부는 탈레반이 카불에 진입한 후 현지 한국대사관을 폐쇄하고, 직원 대부분을 제3국으로 철수시켰다. 이후 최태호 주아프간 대사와 직원 2명 등 3명이 남아 A 씨의 출국을 지원하고 있었다.

A 씨는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이륙을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언제 항공이 운항이 재개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루카스 톰린슨 폭스뉴스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정부 관계자가 카불에서 모든 미군의 대피비행이 중단됐다고 확인했다"며 "아프간인들이 공항 벽을 깨고 활주로에 넘쳐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상황이 앞으로 3일 안에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카불공항 활주로까지 탈레반을 피해 아프간을 떠나려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미국은 상황을 정리하는 동안 카불공항 항공기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A 씨는 아프간 현지에서 자영업을 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철수가 시작된 지난 6월부터 아프간을 떠날 것을 외교부로부터 권고받았지만, 현지업체와 계약 등의 문제로 결정을 주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대사관 철수 과정에서 미국 등 우방국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공관과 미국은 앞서 유사시 미군 자산을 통한 철수 지원을 포함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전날 정의용 장관 주재로 최태호 대사 등이 긴급 화상회의를 하던 중 우방국의 메시지를 받고 철수가 진행됐고, 대사관 직원들은 곧바로 비밀문서 파기 등 대사관 폐쇄에 필요한 작업을 서둘러 마치고, 곧바로 공항으로 이동했다.

탈레반의 카불 진입으로 피난민 행렬로 육로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국 대사관 직원들은 미군 헬기를 통해 공항까지 이동했다.

한편 앞서 공항에 도착해 항공기를 탔던 이들은 중동에 위치한 제3국에 도착해 안전하게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외교부는 보안상의 이유로 인원을 밝히지 않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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