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시장에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이 쏟아진다. 다음 달까지 5개의 스팩 청약이 예정돼 있다. 올들어 스팩의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어 치열한 공모 경쟁이 예상된다.
오는 24일 IBKS제16호스팩을 시작으로 엔에이치스팩20호, 유진스팩7호, 대신밸런스제10호스팩과 신한제8호 등 5개의 스팩이 줄줄이 청약을 진행한다. 이중 엔에이치스팩20호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스팩 중 가장 큰 500억원 규모다. 오는 25~26일 수요예측을 마치고 30~31일 청약을 실시한다.
올해엔 13개의 스팩이 상장을 마쳤다. 현재 5개 스팩이 거래소의 예비심사 승인을 받고 상장을 준비중이다. 하반기 청약이 마무리되면 올해 상장 스팩은 30개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19개보다 약 40% 증가했다.
증권사들이 잇달아 스팩을 내놓는 배경엔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이 있다. 스팩은 상장 기업과의 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되는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다. 스팩이 우량기업을 발굴해 인수·합병하면, 해당 기업은 스팩을 통해 주식시장에 우회상장할 수 있다.
스팩은 상장 후 3년내 합병해야 하고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이 경우에도 공모가에 이자를 더해 돌려줘 증권시장에선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된다. 공모가가 단일가인 2000원으로, 일반 공모주보다 낮다는 것도 인기 비결이다.
올 들어 스팩의 청약 경쟁률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6월 상장한 삼성머스트스팩 5호는 일반청약 기준 90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증거금만 약 2조원이 몰렸다. 이 스팩은 상장한 직후 ‘따상상상’(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사흘 연속 상한가)을 기록했다.
지난달 26~27일 청약을 진행한 한화플러스제2호스팩도 카카오뱅크와 청약일정이 겹쳤는데, 일반 청약에서 48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스팩은 상장 직후 ‘따상’(공모가의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한가)에 성공했고, 장중 최고 7140원까지 올랐다.
이밖에 올해 청약을 진행한 하나머스트7호스팩(237.42 대 1) 유진스팩6호(236 대 1) IBKS제15호스팩(101 대 1) 등이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평균 스팩 청약 경쟁률은 3.14대 1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상장 직후 스팩의 주가가 급등하는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면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공모주 시장에서 ‘대어’들이 최근들어 기대만큼 높은 수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여유자금을 여러개의 스팩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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