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하면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장기 집권 구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코로나19 긴급사태가 연장됨에 따라 9월에 총선거를 실시하고, 무투표로 집권 자민당 총재를 연임하려던 스가 총리의 구상이 벽에 부딪혔다"고 17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쿄도 등 6개 지역에 이달 말까지 선포한 긴급사태를 오는 12일까지 연장했다. 이바라키현 등 7개 지역에는 추가로 긴급사태가 발령됐다.
전날 일본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4854명으로 14일 연속 1만명을 웃돌았다. 지난 13~14일에는 이틀 연속 확진자가 2만명을 넘는 등 긴급사태를 선포해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스가 총리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끝나는 9월5일 직후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에서 승리하면 이를 발판으로 자민당 총재 선거에 단독 출마해 연임을 확정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9월 중순으로 긴급사태가 연장되면서 이 같은 구상도 꼬이게 됐다. 스가 총리는 그동안 중의원 해산 시기에 대해 "코로나19 수습이 최우선"이라고 여러차례 밝혀왔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도 긴급사태 선언 중에는 중의원을 해산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자민당 내에서는 다음달 30일로 임기가 끝나는 자민당 총재 선거를 먼저 치르고, 10월21일 중의원 임기 만료에 임박해서 총선거를 실시하는 일정이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총재 선거를 먼저 치르면 스가 총리의 무투표 연임은 어려울 전망이다. 내각 지지율이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스가를 총선의 간판으로 내세우는데 불안감을 느끼는 자민당 의원이 많아서다. 이미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이 총재 선거 출마 의사를 표명했고, 다른 주자들도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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