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작가 겸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가 탈레반에 함락된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한국을 비교하며 미국의 지원이 없다면 한국도 빠르게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의 연설문 작성을 총괄했던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마크 티센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점령한 것과 관련해 16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만약 한국이 이런 지속적인 공격을 받는 상황이었다면 미국의 도움 없이는 금세 붕괴할 것이다. 우리 없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동맹국은 사실상 없다"고 했다.
보수 작가로 불리는 티센이 조 바이든 정부의 외교적 결정을 비판하면서 주한미군 약 2만8000여명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을 아프가니스탄과 연결시킨 것이다. 트위터에선 그의 주장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한국은 정교하고 현대적이며 다재다능한, 고도로 훈련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군사력은 미국 없이 세계 6위다" "남한이 그렇게 취약하다면 북한은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핵무기를 원한다고 생각하는가" 등의 댓글이 달렸다.
반면 국내 일각에선 탈레반의 군사적 도발이 오랫동안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며 핵실험에 나서는 북한을 연상시킨다는 분석이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페이스북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허망한 항복을 보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한다"며 "한미 연합훈련 취소를 요구하며 압박해오는 북한, 그 북한의 눈치를 보는 정부와 여당 국회의원들이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한다"고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아프가니스탄 붕괴의 참담한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는 다시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며 "스스로를 지키겠다는 국민의 단합된 결기와 독자적 역량이 없는 한, 그 무엇도 우리를 대신 지켜줄 수 없다는 것은 변치 않는 역사의 교훈"이라고 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대(對)테러 전쟁이 끝난 아프가니스탄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가치는 미국에 있어 다르다"며 "다만 이번 사태를 통해서도 드러났지만 한미동맹의 견고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합동군사훈련 축소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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