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신 부사장이 2013년 6월부터 페이스북에 올린 글 가운데 반응이 좋은 글 174편을 모았다. 신 부사장은 “일터에서 성장, 리더로서의 성공, 삶에서의 성숙에 대한 테마를 두고 쓴 책”이라고 소개했다. 매주 읽은 책, 만난 사람, 일을 통해 얻은 통찰력을 순간순간 메모해 뒀다가 주말에 한두 편씩 올린 글의 집합체다. 신 부사장은 “그동안 많은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났지만, 기록하지 않고 저장하지 않으니 기억에 없었다”며 “기록했더니 비로소 내 기억이 됐다”고 페이스북 글쓰기의 이유를 이야기했다.
수많은 직장인이 그의 글에 박수치는 이유는 신 부사장의 다양한 경력에 있었다. 서울대 기계설계과를 나온 신 부사장의 첫 직장은 휴렛팩커드(HP). 박사학위의 필요성 때문에 대학원 진학 후 들어간 곳은 삼성SDS였다. 때마침 벤처 붐으로 직장 선배와 함께 창업하면서 스타트업의 어려움도 알게 됐다. 이후 SK 계열 정보보안회사에 들어가 대표이사까지 지낸 뒤 KT에 입사했다. 신 부사장은 “커리어의 대부분은 ‘내 뜻’이 아니라 ‘우연의 연속’이었다”며 “다양한 커리어 때문에 더 많은 직장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책 제목을 《일의 격》으로 정한 배경이 궁금했다. 신 부사장은 “서점가에 일에 대한 스킬·처세술만 가르치는 책이 넘쳐나는 게 안타까웠다”며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어떤 태도로 일하는 게 좋을지,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일을 통해 성장하겠다’는 욕심을 내는 품격있는 직장인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 제목을 그렇게 지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신 부사장이 읽은 책의 내용을 통해 얻은 통찰력을 들려주는 부분이 많다. 가령 ‘보통 사람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란 주제에선 책 《성공의 공식 포뮬러》(한국경제신문)에 나온 ‘S(성공)=r(아이디어)Q(시도)’를 예로 들면서 누구나 꾸준하게 열심히 하다 보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천재가 아닌 보통 사람도 나이 들어 꾸준히 많이 쓰고 많이 시도하면 언젠가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방식이다.
신 부사장은 경영자지만 한 주에 책 세 권을 읽는 다독가다. 어떻게 가능할까? 그는 “많은 사람이 임원이 되고 승진할수록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데, 때론 ‘전략적 무능자’가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무능이란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틈’과 ‘쉼’의 시간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 부사장은 주말이면 카페에 홀로 가서 한 주 동안 읽은 책을 정리하거나, 기억나는 경험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꼭 갖는다.
‘일 전문가’ 신 부사장의 인생 2막 계획은 뭘까? “회사에 있을 땐 지금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거죠. 제 삶이 우연이었듯 인생 2막도 지금 열심히 하다 보면 또 열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 부사장의 페이스북 직장인 팔로어는 1만9845명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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