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기 바닥론 '솔솔'

입력 2021-08-17 17:29   수정 2021-08-1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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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8월 9~13일) 외국인 매도세로 급락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연초부터 이미 주가가 상당한 조정을 받은 데다 지난주 이례적인 투매로 단기적으로는 주가 저점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내년 상반기 D램 가격이 변수로 남아 있지만 애초에 ‘슈퍼사이클’이 없었기 때문에 재고 조정 사이클이 온다고 해도 강도가 예상보다 세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주가 바닥 왔나…매도세 주춤
17일 삼성전자는 0.27% 하락한 7만4200원에,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과 동일한 10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주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부정적 투자의견과 D램 현물가격 급락 등으로 각각 8.71%, 13.98% 떨어진 두 종목은 이날 장 초반 강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약세 전환했다. 전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을 7조6000억원어치 팔아치웠던 외국인의 매도세도 둔화됐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대표 반도체주의 주가가 단기 저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지난주 이례적인 수준의 매도를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외인 매도세가 주춤해질 것으로 본다”며 “연초 이후 상당히 조정을 받아왔기 때문에 지수 대비 주가는 상승폭에 비해 충분한 조정을 거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D램 조정 사이클이 오더라도 강하지 않은 하락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단기적으로는 주가 저점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장기 투자자라면 충분히 진입 가능한 주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분석은 시장의 우려만큼 재고 조정 사이클 강도가 세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 나왔다. 이 연구원은 “애초에 슈퍼사이클이 없었기 때문에 설령 재고 조정 사이클이 오더라도 그렇게 길거나 깊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 메모리에서 중요한 것은 코로나19와 미·중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사슬(GVC) 재편 과정에 따른 재고 이동”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수요가 만들어지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 수요 증가만으로는 큰 사이클이 형성되기 어려웠고, 재고 조정이 와도 과거 평균적인 사이클에 비해 빠르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7만원대 초·중반, SK하이닉스 9만원대 후반 수준이면 주가는 바닥권에 도달했다고도 지적했다. 지난해 이후 22조6000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이 지난 한 주 동안에만 5조6000억원어치를 팔았기 때문에 당분간 매도세는 주춤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2019년 말 대비 삼성전자 주가는 33%(8월 13일 종가 기준) 높은 수준인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44% 올라 지수 상승률에 못 미친다. SK하이닉스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3배까지 떨어져 주가가 저점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목표가 또 내린 CLSA
이날 시장에선 지난주에 이어 1주일 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투자의견을 전환한 홍콩계 CLSA증권의 보고서도 눈길을 끌었다.

CLSA는 지난 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의견을 ‘언더퍼폼’으로 제시하고 목표가도 하향 조정했다. 1주일 만에 다시 나온 리포트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언더퍼폼’에서 ‘아웃퍼폼’으로 바꿨다. 다만 두 종목 모두 목표가는 오히려 더 내렸다. 삼성전자는 8만4000원, SK하이닉스는 11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신중한 견해는 유지하면서도 주가가 너무 급속하게 빠진 데 따른 수정이었다.

미국 증시에서 16일(현지시간) 주요 반도체주는 마이크론이 0.01% 올랐고, 엔비디아 -1.18%, AMD -2.78% 하락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37% 내렸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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