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강자' 강스템바이오텍의 변신…될성 부른 신약물질 사들여 개발 후 기술 수출

입력 2021-08-17 18:04   수정 2021-08-18 00:51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 강스템바이오텍이 대대적인 변신에 나선다. 줄기세포 분야에 머물지 않고 임상 초기 단계의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사들여 개발한 뒤 기술수출하는 전략을 펴기로 했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쌓은 연구개발(R&D) 노하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창업자인 강경선 강스템바이오텍 기술고문(사진)은 17일 “올해부터 R&BD(연구 및 사업 개발)로 사업영역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이기도 한 강 기술고문은 2010년 이 회사를 세운 뒤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강스템바이오텍이 도입하는 R&BD 모델은 NRDO 모델과는 다르다.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한 뒤 임상 단계에 진입하는 점에선 두 방식이 같다. 다만 NRDO는 통상 전임상(동물실험)을 통해 효능이 검증된 약물을 사들인 뒤 사람 대상 임상에 집중한다. R&BD는 자체 연구를 통한 초기 물질 탐구부터 세포 및 동물실험 단계도 포함한다. NRDO보다 개발 단계가 덜 진전된 약물을 도입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R&BD는 기술 도입보다는 자체 연구역량 강화에 방점이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강스템바이오텍이 R&BD 사업을 자신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사업을 하기 위해선 후보물질 발굴과 전임상, 임상 등 세 분야에서 경험과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인 ‘퓨어스템 에이디’로 임상 3상을 경험했다. 강 기술고문은 “임상의 모든 과정을 경험하면서 임상 전문인력과 노하우를 축적했다”고 강조했다.

상용화가 될 만한 ‘떡잎’을 찾아내는 데는 오가노이드를 활용할 수 있다. 인공장기로 불리는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 등을 이용해 만든다. 강 기술고문은 “오가노이드로 알츠하이머 치매가 진행되는 뇌 일부와 인간 피부를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며 “인체와 비슷한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동물실험보다 정확하게 약효와 독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임상에선 자회사인 임상수탁기관(CRO) 크로엔의 역량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지난 2일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 중 370억원을 임상에, 130억원을 줄기세포 대량생산 체계 구축과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강 기술고문은 “적극적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며 “퓨어스템 에이디 출시를 위한 생산 체계를 만들고 사업영역을 넓혀 창업자로서 본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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