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한 가운데 아프간을 취재 중인 CNN 특파원의 달라진 복장에 대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5일(현지 시각)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CNN 특파원 클라리사 워드의 옷차림을 비교한 사진이 공유됐다.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기 전 방송에서 워드는 머리카락과 얼굴을 드러냈다. 그러나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한 15일 이후에는 스카프로 온몸을 가렸다.
다수의 SNS 이용자는 워드의 복장 변화가 탈레반의 반인권적 통치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여성에게 가혹하고 억압적인 탈레반의 통치가 워드의 복장을 통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워드는 자신의 SNS에 의복 변화는 탈레반 때문이 아니라며 해명 글을 게재했다.
워드는 "사진에 오류가 있다"면서 "위의 사진은 사유지에 있는 모습이고 아래 사진은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후 거리에 있는 모습이다. 물론 지금처럼 머리카락을 완전히 가리거나 아바야(몸, 팔, 다리를 모두 덮는 긴 망토 스타일의 의상)를 입지는 않았지만, 탈레반 점령 전에도 스카프를 항상 했었다"며 크게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6일 카불 국제공항과 인근 도로는 마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이 예상보다 빨리 정권을 장악하자 카불 시민들은 서둘러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가기 위해 출국길에 나섰다.
전날 카불 국제공항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시민들이 비행기에 태워달라며 활주로까지 장악하자 공항 운영 자체가 마비됐다는 게 외신의 전언이다. 이에 미군이 이들을 활주로에서 쫓아내기 위해 경고 사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1년 알카에다의 9·11 테러로 촉발돼 20년을 끌어온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