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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前) 공정 장비기업인 피에스케이는 2019년 3차원(3D) 낸드 전용 뉴하드마스크(NHM) 감광액(PR) 스트립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PR은 웨이퍼에 특정 패턴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드마스크 위에 바르는 특수물질이다. 패턴을 그려 넣는 노광 공정이 끝나면 PR과 하드마스크를 제거해야 한다. 회로 선폭이 미세화되면서 제거 작업도 난도가 높아졌다. 피에스케이는 30년간 쌓은 기술력을 토대로 제거 작업에 쓰이는 장비를 개발해 독점 공급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피에스케이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2011년 PR 스트립 장비로 첫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지 9년 만에 또다시 거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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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류상품은 수출제품 고급화·다변화를 위해 2001년 도입됐다. 세계일류상품은 ‘현재’와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나뉜다. 세계 시장 점유율 5위 이내이거나 5% 이상이면서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현재 세계일류상품으로 뽑힌다.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은 외부 전문가 심의를 통해 7년 안에 세계일류상품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지 평가한 뒤 선정된다. 매년 기준 조건을 충족해야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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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평형수 처리장치 업체인 테크로스가 대표적이다. 선박 평형수는 선박의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배 안에 채워 넣는 바닷물이다. 독보적인 해수 전기분해 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테크로스는 2015년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해외에서 그린수소 생산시스템 구축사업을 하고 있다. KOTRA는 중견 글로벌 사업의 일환으로 테크로스의 해외시장 진출을 전폭 지원하고 있다.
제도 도입 초기만 하더라도 ‘현재 세계일류상품’은 대기업에 편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2016~2020년 5년간 현재 세계일류상품 중 중소·중견기업 비중은 평균 70.2%에 달한다. 세계 시장 점유율 5위 이내이거나 5% 이상인 국내 기업 10곳 중 7곳가량은 중소·중견기업이라는 뜻이다. 특히 지난해 874개 상품 중 소부장 분야 기업 제품은 540개(61.8%)에 달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이 이뤄지기 직전인 2018년(467개) 대비 73개 증가했다.
‘세계 챔피언’ 도전에 성공하는 중견·중소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1003곳 중 현재 세계일류상품으로 승격된 제품 비중은 31.6%(317곳)에 달한다. 지난해엔 범우(철강용 방청유), 삼영에스앤씨(용량형 온·습도센서), 나노엔텍(잔존 백혈구 수 자동계수시스템), 디지아이(다이렉트 텍스타일프린터) 등이 현재 세계일류상품으로 승격되는 데 성공했다.
산업부와 KOTRA는 오는 30일까지 ‘2021년도 세계일류상품’을 신규 모집할 예정이다. 유정열 KOTRA 사장은 “세계일류상품 육성제도는 ‘국가대표 수출 상품’에 대한 인증 사업”이라며 “글로벌 시장 개척에 관심 있는 기업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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