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당뇨·관절염 치료제까지…반려동물 시장에 꽂힌 제약사

입력 2021-08-18 17:41   수정 2021-08-20 09:40

생로병사의 이치는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암에 걸리고 치매·관절염을 앓는다. 그러나 치료 수단이 마땅치 않다. 경증 질환이나 단순 위생 관리 분야로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이런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고령 반려동물 수가 크게 늘어나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인체 의약품 대비 투입해야 하는 비용과 시간이 월등히 적은 데 비해 시장 성장 속도는 인체 의약품 못지않다는 점도 매력 요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반려동물 의약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한국수의정보를 인수했다. 대웅제약은 회사 이름을 대웅펫으로 고치고 관련 시장 출격 준비를 마쳤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반려동물 전문의약품 임상시험과 신약개발을 다루는 회사를 인수해 관련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국내 최초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했다. 사람으로 치면 치매 약이다. GC녹십자랩셀은 아예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진단 전문 자회사 그린벳을 세웠다. 종근당바이오는 최근 반려동물 전용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라비벳’을 론칭했다.

바이오 벤처들도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로 대박을 낸 랩지노믹스는 반려동물 암 진단과 의약품 개발로 영역을 넓혔다.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에 따르면 개 네 마리, 고양이 다섯 마리 중 한 마리가 암에 걸린다. 10세 이상 고령 반려동물은 절반 정도가 암에 걸린다. 세포치료제 전문업체 박셀바이오는 반려견 전용 항암제 ‘박스루킨-15’의 품목 허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플럼라인생명과학은 최근 고령견용 DNA 면역조절제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

제약·바이오업계가 이 시장에 눈길을 주는 것은 시장성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령 인구가 늘었듯 고령 반려동물도 늘었다. 반려견을 기르는 가구 중 19%가 고령견을 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동물 의약품 제약사들이 조(兆)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화이자에서 독립한 조에티스의 시가총액은 979억달러를 넘는다.

김경태 플럼라인생명과학 대표는 “신약 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인체 의약품 대비 훨씬 적다”며 “그에 반해 시장 성장 속도는 가팔라 시장성이 충분히 보장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사람 대상 임상에는 수천억원 이상이 드는 데 비해 동물 임상은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100억원대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19년 102억달러 규모인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은 2027년 137억달러(약 16조원)로 연평균 5.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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