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씨의 작품엔 또 다른 의미가 숨어 있다. ‘창’에 대한 철학적 사유다. 인간의 내면엔 자신만의 창이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의 창을 통해 들어온 외부의 모습을 보게 된다. 또한 자기 내면의 창을 통해 보이는 것을 사실이라고 믿고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는 타자는 저 창밖의 건물들처럼, 창에 의해 재단된 것일 뿐이다.
작품마다 다른 형태의 창문과 그로 인해 색다르게 변하는 풍경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인식하는 외부의 모습이 우리 내부의 창 모양에 따라 결정된다는 생각을 담아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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