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글로벌파운드리가 이르면 연말께 뉴욕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계획이 무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글로벌파운드리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며 “10월에 IPO 계획을 공개하고 연말이나 내년 초쯤 상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SEC의 처리 속도,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상장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파운드리의 상장을 맡은 주관사는 모간스탠리,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다.
글로벌파운드리는 아부다비 국부펀드가 소유하고 있는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다. 지난달 뉴욕 본사 근처에 제2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의 상장 기업가치는 250억달러(약 2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파운드리가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텔의 인수 구상은 물거품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와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인수 금액은 300억 달러(약 34조)로 추정됐다. 이러한 인수 계획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인수합병은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고 밝히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에 공식 인수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톰 콜필드 글로벌파운드리 CEO도 지난달 인수설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에도 인수 제안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글로벌파운드리는 인텔과의 결합으로 고객사이자 인텔의 경쟁사인 AMD와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며 우려한다”고 말했다. 반독점 조사에 칼을 빼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으로 알려졌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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