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모회사인 디즈니는 조핸슨의 반대에도 블랙 위도우를 영화관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에 동시 공개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시청자들이 30달러를 내면 이 영화를 안방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큰 수익을 올렸다.
조핸슨은 결국 디즈니를 고소했다. 마블과 맺은 계약에는 분쟁이 발생할 경우 비공개로 조정할 것을 명시하고 있었음에도 말이다. 조핸슨은 마블이 자신과의 계약을 위반해 영화관 수익이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디즈니는 조핸슨이 이미 2000만달러를 받았다고 밝혔지만 분위기를 바꾸진 못했다. 우리는 조핸슨이 궁극적으로 얼마를 받는지에 대해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계약은 신뢰라는 줄로 현대사회를 하나로 묶어준다. 그래서 디즈니가 조핸슨과 합의한 것을 지킬 것인지에 우리는 약간의 관심이 있다. 디즈니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영화관 매출 감소로 조핸슨에게 빚진 게 아니다. 디즈니플러스로 블랙 위도우를 서비스한 것이 문제다.
디즈니의 경쟁 상대인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기업으로 불리지만 드라마·영화 제작사가 된 지 오래다. 아마존과 애플이 하고 있는 구독 스트리밍 사업보다 좀 더 광범위하다. 넷플릭스는 가입자를 유지하거나 늘리기 위해 콘텐츠 제작자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고 있다.
블랙 위도우는 개봉 첫 주말 글로벌 영화관 수익으로 1억5900만달러, 디즈니플러스에서는 6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추가 요금을 내고 싶지 않은 디즈니플러스 가입자들은 블랙 위도우가 무료로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라올 때까지 수개월을 기다릴 가능성도 있다.
조핸슨의 소송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콘텐츠다. 스트리밍 서비스 간 점유율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해소되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주목받는 것은 배우 작가 감독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창적인 콘텐츠일 것이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Disney Meets an Avenger’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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