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것처럼 여성 신도의 기억을 왜곡시켜 허위 고소를 유도한 교회 장로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장영채 판사)은 무고 혐의로 기소된 모 교회 장로이자 검찰 수사서기관인 A씨와 그의 부인 B씨, 교회 집사 C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A씨 등은 2019년 2월부터 8월 사이 같은 교회에 다니는 여성 신도 자매 3명에게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거짓 기억을 주입해 믿도록 했다. 급기야 2019년 8월에는 부친을 허위로 고소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세 자매의 허위 고소 시점은 부친이 해당 교회에 대한 이단 의혹을 제기한 시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2019년과 지난해 SBS 시사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 '세 자매 친족 성폭행'이라는 내용으로 방영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A씨 등은 교회에 다니는 다른 여성 신도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삼촌에게 성폭행 당했다'는 거짓 기억을 주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여성 신도도 비슷한 시점에 삼촌을 허위 고소했고, 삼촌 역시 교회의 이단 의혹을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은 이날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들에게는 무고 목적이 없었고, 피고인들 역시 허위사실임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A씨 등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환상을 볼 수 있다' '귀신을 쫓고 병을 낫게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나님의 직통 계시를 받은 선지자'락 주장하며 교회 내에서 군림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은 오는 10월26일 진행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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