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고점이라더니 또 대책 내놓겠다고? [집코노미TV]

입력 2021-08-20 06:00   수정 2021-08-20 06:04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8월 19일 집코노미TV 유튜브 채널에서 라이브로 진행된 영상입니다.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급감해 집값과 전세가격이 더 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정부는 8월 중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번에도 규제보단 공급에 주안점을 맞췄는데요. 분명 얼마 전엔 집값이 고점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검토되고 있는 방안은 어떤 것들인지, 과연 현실성은 있는지 전형진 기자가 짚어봅니다.


▶전형진 기자
무더위는 끝나가고 있는데 부동산시장은 다시 불장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내년 집값이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분석, 그리고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추가 대책에 대한 이야기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요약부터 하겠습니다. 라이브가 끝난 뒤 다시보는 분들의 경우 이 챕터까지만 보시면 됩니다. 일단 내년 입주물량이 많이 감소한다고 합니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요. 이런 상황이 매매가격뿐 아니라 전세가격 불안의 요인이 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전세의 경우 임대차2법 시행 이후 폭등한 상황이었는데 여기에 또 기름을 붓는 거죠. 그리고 분양물량도 줄었습니다. 그동안 재개발·재건축이 거의 멈춰 있었기 때문이죠.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서 분양을 못 하거나 미루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고요. 분양을 못 한다는 건 당장 2~3년 뒤 입주할 아파트도 없다는 얘기입니다.

정부에선 이달 중 추가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입니다. 이달이 얼마 남지 않았죠. 다행스럽게도 규제가 아니라 공급쪽으로 선회했습니다. 수도권 공공택지를 발굴하겠다고 했는데, 2·4 대책에서 발표했다가 LH 사태 때문에 선정이 밀렸던 것들이죠. 그리고 태릉CC와 과천청사의 경우 주민들의 반대가 너무 심해서 사업 자체가 백지화됐죠. 여기에 대한 대체부지도 함께 선정합니다. 문제는 태릉과 과천의 입지가 굉장히 좋다는 거죠. 이 정도 거리, 규모의 택지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냐가 관건이 되겠죠.

또 민간분양에 대해서도 사전청약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사전청약은 원래 신도시 같은 공공택지에서 공공분양에 대해서만 실시했습니다. 그런데 래미안, 자이처럼 민간 건설사들이 짓는 아파트에 대해서도 사전청약을 하겠다는 게 정부 목표입니다. 물론 민간이 호응해야겠죠. 그럼 어떤 인센티브를 줘서 참여시킬 것이냐의 문제가 첫 번째 과제이고요.


둘째로 민간분양 사전청약은 도심에서 하는 사업들이 많이 포함됩니다. 다만 허허벌판인 택지에서 하는 사전청약도 토지보상 등의 문제로 제때 입주를 못 하는 경우가 많았잖아요. 그런데 도심에서 하는 사전청약은 이해관계가 더 복잡합니다. 그래서 사전청약을 받은 다음에 20년 뒤에 입주하거나, 아예 입주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거죠.

저는 이게 국가 주도 지역주택조합과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지역주택조합은 일반적인 재개발·재건축과는 사업 방식이 다릅니다 재개발·재건축은 집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그 집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집을 짓습니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은 '저기 땅이 있으니 우리 같이 가서 집 지어볼까?'라며 전혀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 땅을 사모으기 시작하는 겁니다. 조합원을 모집하는 거죠. 최종적으론 토지 확보 비율이 95%를 넘어야 해요. 안 되면 그 아파트는 지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토지 확보도 못 한 상황에서 분양받을 사람들부터 모으는 거죠. 사업의 구조 자체가 정부가 하겠다는 사전청약과 똑같습니다. 참고로 지역주택조합은 원수에게 권하는 사업이라는 멸칭이 있죠.


이제 하나하나 짚어볼게요. 18일자 한국경제신문 1면 머릿기사입니다. '집값이 미쳤다, 그런데 앞으로가 더 문제다'라는 내용이고요. 국토부 출입하는 이유정 기자와 서울시 출입하는 신연수 기자가 쓴 기사입니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작년 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격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고요. 더 큰 문제는 분양도 못 하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에서 4만2000가구 정도는 분양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시기들이 미뤄지는 단지들이 있었죠. 대표적으로 둔촌주공 같은 단지들은 지난해부터 계속 밀려오기도 했고요. 이런 단지들의 분양을 하면서 매수수요를 분산시켰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하면서 앞으로가 더욱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런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가 이제야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때가지는 최소 5년 이상 시차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같은 기사의 뒷부분입니다. 분양물량 감소는 2년 뒤 입주물량 부족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있죠. 아파트 준공까지는 2년 6개월 또는 3년가량을 봅니다. 그러니까 올해 분양하지 못하면 2023~2025년까지 중장기적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통계청에서 나온 주거실태조사입니다. 여기서 PIR이란 개념이 나왔습니다. PIR은 소득 대비 집값의 수준을 말합니다. 지난해 기준 수도권이 8.0배라고 하는데요. 8년치 소득을 모아야 수도권에서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작년 6.8배에서 크게 오른 거죠. 그런데 그나마도 이건 중위수 기준입니다. 평균으로 보면 작년 9.0배에서 올해 9.6배로 증가했습니다. 이걸 다시 말하면 내 월급을 8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모으거나, 혹은 10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모으면 내집마련이 가능하다는 통계입니다. 10년 동안 모으면 수도권에서 내집마련이 가능한가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다들 아실 거라고 봅니다.


작년에 유행했던 씁쓸한 단어가 있죠. 벼락거지. 나는 정말 열심히 회사생활 하면서 성실하게 살았는데 상대적인 거지가 돼버렸다, 벼락거지가 돼버렸다는 거예요. 왜? 집을 안 사서. 그래서 2030이 패닉바잉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통계로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아파트 매수자의 연령대를 나눠보면 30대 이하, 그러니까 2030이 41%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30대의 경우 당연히 내집마련 해야 하는 나이 아니냐,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과거와 비율 차이가 큽니다. 2019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고, 당시 2030의 비중은 28%에 불과했습니다. 아파트가 아니라 다세대주택 등으로 더 넓게 보면 비율은 더 올라갑니다.


이런 패닉바잉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주택 공급대책을 이달 중 내놓는다고 합니다. 8월이 얼마 안 남았죠. 참고로 국토부에서 정책 발표를 가장 많이 하는 요일은 수요일과 목요일입니다. 그리고 부동산관계장관회의는 목요일 아침에 열죠.

이번에 발표할 내용들은 다행히 규제는 아닙니다. 13만 가구의 택지를 발표한다고 하는데, 사실 이건 2·4 대책에서 발표했던 내용입니다. 당시 83만 가구를 발표했었고, 여기서 공공택지는 25만 가구 정도였습니다. 광명시흥신도시 7만 가구는 이미 발표됐고 중간중간 발표된 택지들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지를 발표한다는 것이죠. LH 사태로 밀렸던 것이고요.

그리고 주민들의 반대로 백지화된 태릉CC와 정부과천청사 대체 부지도 이달 중 발표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태릉이나 과천처럼 서울과 가까운 곳에 대규모 택지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요. 그리고 신규 택지에서도 또 주민들이 반대한다면 그땐 어떻게 할까요.


또 중요한 게 사전청약을 개편합니다. 최근 3기 신도시 등에 대한 사전청약이 흥행했죠. 올해 안에 3만 가구가량을 사전청약한다는 계획이고요. 그런데 이 물량들은 모두 공공분양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LH가 땅을 확보한 곳들에 대한 공공분양에 대해서만 사전청약을 한다는 거죠. 앞으론 래미안이나 자이 같은 민간분양에 대해서도 사전청약을 실시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입니다.

문제는 이게 되려면 민간 건설사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합니다. 정부는 세금이나 대출 등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장 좋은 인센티브는 사실 분양가입니다. 정부가 민간 사전청약 대상으로 언급하고 있는 건 공공재개발과 공공주택 복합사업인데요. 여기서 공공재개발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제외되지만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적용됩니다. 민간 입장에선 메리트가 없을 수도 있는 거죠.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택지에서의 공공분양 사전청약은 어쨌든 허허벌판에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젠간 입주한다는 확신은 있습니다. 물론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길면 10년이 걸리기도 했지만요. 그런데 도심에서 진행하는 공공재개발이나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이해관계가 훨씬 복잡합니다. 물론 정부는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서 사업이 진행되는 곳들에 대해서만 사전청약을 진행하겠다고 하는데요. 향후 이주·철거 과정에서 지연되거나, 혹은 사업진행 자체가 좌초한다면 사전청약을 하신 분들은 20년 만에 입주하거나 아예 수분양자 자격을 잃게 되는 거죠.

초반에도 말씀드렸지만 그래서 사전청약은 본질적으로 지역주택조합사업과 똑같아요. 내 땅도 아닌데 '모여봐, 저기에 집 짓자'라면서 사람이 모이면 땅을 사모으기 시작하는 거죠. 그 땅을 다 사야 그곳에 집을 지을 수 있는데 다 사지도 못한 상황에서 사업이 아예 표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역주택조합사업이 많이 망가지는 것이고요.


최근에 홍남기 부총리가 집값이 고점이다, 추격매수 하지 말아라, 등의 경고를 보냈죠. 일각에선 소득주도성장처럼 '정부주도하락론'이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정부가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공언해놓고 사전청약은 권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거죠. 가격이 떨어질 집을 정부가 나서서 사라고 하고 있습니다. 앞뒤가 안 맞습니다. 물론 사전청약의 취지는 건전하고 이를 통해 많은 분들이 내집마련을 할 수 있다면 주택가격 불안이 진정될 수 있겠지만 집을 사지 말라는 정부의 경고가 공허하다는 것입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 정준영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한경디지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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