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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은 이천에 있는 쿠팡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날이었다. 17일 새벽부터 사흘간 계속된 불로 수천억원 규모 재산 피해가 났고 불을 끄던 소방관이 순직하는 등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경기도는 “이 지사가 화재 발생으로 남은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복귀했다”고 해명했다. 경기도가 공개한 시간대별 조치사항에 따르면 이 지사가 이천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18일 오전 1시32분으로 화재 발생 약 20시간 만이었다.
이 지사는 “화재 당시 창원에 가 있긴 했지만 실시간으로 다 보고받고 그에 맞게 지휘도 했다”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그는 “우리 국민은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가 빠지고 있는 구조 현장에 왜 가지 않느냐를 문제삼지 않았다”며 “지휘를 했느냐 안 했느냐, 알고 있었느냐 보고를 받았느냐를 문제삼았다”고도 했다.
이어 “국민 생명과 안전을 갖고 정치적 희생물로 삼거나 공방의 대상으로 만들어 현장에서 애쓰는 사람이 자괴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 지사가 도민에 대한 책임을 운운하는 것이 매우 가증스럽다”며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해당 사태에 대해 진솔한 사과를 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시는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의 실종에 온 국민이 가슴을 졸이고 걱정하던 시점”이라며 “그런 큰 화재가 났으면 도지사는 즉시 업무에 복귀하고 현장을 살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캠프의 배재정 대변인은 “사실이라면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보”라고 언급했다.
이 지사도 “황씨는 국민의힘 소속 서병수 전 부산시장도 인정하는 음식문화 전문가로 많은 업무 성과를 냈다”며 “명백한 전문성을 부인당하고, 친일파로 공격당하며, 친분에 의한 ‘내정’으로 매도당한 황 선생님의 억울한 심정을 이해한다”고 위로했다.
자진 사퇴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던 ‘황교익 사태’가 이 지사의 화재 대응 논란으로 다시 번지자 이재명 캠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캠프 내에서는 “일련의 논란은 결국 이 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하는 데 따른 리스크가 현실화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황씨가 이낙연의 정치생명을 끊어놓으려다 뜻을 못 이루니, 이재명의 정치생명을 끊어놓는 쪽으로 노선을 바꾼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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