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다시 국내 증시에 유입되기 위해선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외국인 매도세는 반도체 업종에 집중돼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약 6조5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6조1920억원어치, SK하이닉스를 1조7450억원어치 팔았다. 반도체 대표 종목 두 개의 순매도액이 전체 순매도액을 넘어섰다.
나머지는 순매수한 것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다른 신흥국보다 한국 주식을 유독 많이 팔고 있는 건 결국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며 “올 하반기와 내년 서버 수요가 생각보다 견고하다는 신호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우려라는 시각도 있다.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상무는 “PC용 D램 가격이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 ‘반도체 업황 고점 논란’을 촉발했지만 삼성전자 매출 중 PC용 D램 비중은 15% 안팎에 불과하다”며 “서버용 D램 수요는 오히려 내년부터 상승 사이클을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 신호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세가 더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예기치 못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기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외국인은 신흥국에서 황급히 투자금을 빼고 있다. 낮은 수준의 국내 백신 접종률도 한국 증시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최상현 베어링자산운용 주식총괄본부장은 “코로나19 이후 미국 증시에 투자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팬데믹에서 벗어나는 시점에야 외인이 본격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먼저 매파적 통화정책으로 돌아선 중국이 다시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쳐야 외국인이 돌아올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 전체 수출 중 대(對)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한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년 3연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 경기를 반드시 부양시켜야만 한다”며 “올 4분기께 중국 통화정책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심성미/구은서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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