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간된 《대전환 시대 국가인재경영》의 대표저자인 민경찬 국가인재경영연구원 이사장(전 연세대 교수·사진)은 “저출산·고령화로 국가 성장잠재력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국가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대한민국의 CHRO(인재개발총괄 책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리더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민 이사장뿐 아니라 정부 출연기관, 산업계, 학계 등 각 영역에서 인재, 교육, 일자리 분야 전문가 10명이 함께 집필했다. 윤동열 건국대 교수, 곽원준 숭실대 교수, 전승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책임 연구원, 장상수 일본 아시아대 교수, 김성국·이근주 이화여대 교수,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안종태 강원대 교수, 김택동 전 알루코홀딩스 대표 등이 미래 국가 인재경영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수학자인 민 이사장이 인재경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뭘까? 그는 “1996년 연세대 입학처장 시절 어렵게 대학에 들어온 인재를 보면서 국가의 인재로 키우는 것은 대학만의 몫이 아니라 전 국가적 차원의 사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이 국가인재경영연구원을 설립한 근본 배경이기도 하다. 국가인재경영연구원은 2018년 국회인사포럼에 참여한 자문위원이 중심이 돼 결성됐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매월 한 차례 모여 연구 세미나를 하기도 했다. 그는 수학자답게 인재경영을 초·중·고·대학 그리고 직장, 은퇴 후의 ‘생애주기적 관점의 종적인 개념’과 대학 졸업 후 정부, 기업, 대학 등으로 취업하는 ‘동시대적 횡적인 개념’의 좌표로 설명하기도 했다.
민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양성 정책의 핵심 과제를 “인재경영을 위한 독립적인 컨트롤타워를 빨리 조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성원들이 조직의 가치·비전·방향을 함께 공유하고 노력하는 조직이 결국 성공한다”며 “산·학·연·정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미래 인재양성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하루빨리 짜야 한다”고 했다.
민 이사장은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대학 앞에서 주저하는 우리 대학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가 스타트업 메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스탠퍼드대라는 산학협력 대학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대학은 글로벌 경쟁력 있는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공급하는 허브 역할로 빨리 변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학에 자율성을 줘 각 대학이 독자적인 특성화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대학 등록금 동결로 재정지원만 바라보는 대학과 ‘갑을관계’를 청산하고 ‘협업관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인재경영연구원의 목표는 뭘까. 민 이사장은 “미·중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3를 향한 대한민국 인재혁명’”이라며 “정보기술(IT) 강국인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한강의 기적을 넘어 태평양의 기적을 전 세계에 보여줄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대한민국을 위해 노동자단체까지 설득시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협업 리더십’을 지도자들이 배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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