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일본미니스톱을 통해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보유 중인 일본 이온그룹은 최근 한국미니스톱 매각을 결정하고 미즈호증권을 매각자문사로 선정했다. 일본계 IB인 미즈호증권은 한국미니스톱의 매각 작업 전반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스톱은 국내에 약 2600개 매장을 두고 있다. 이마트24에 이어 국내 편의점 점유율 5위 회사다. 2018년에도 매물로 나왔지만 매각이 성사되지 못했다. 롯데 신세계 등 국내 유통그룹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가 마지막까지 경합했다. 당시 매각가는 4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됐는데, 이온그룹은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매각을 백지화했다.
유통업계에선 안정적인 편의점업계 ‘빅3’ 지위를 굳히려는 롯데(세븐일레븐)와 4위 신세계(이마트24)가 이번 M&A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매각가 4000억 안팎 추정
이러는 사이 경쟁 편의점 브랜드들은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지난해 말 기준 편의점 점포 수는 CU가 1만4923개로 가장 많고 △GS25 1만4688개 △세븐일레븐 1만486개 △이마트24 5301개 △미니스톱 2607개 등의 순이다. 미니스톱은 2017년까지 이마트보다 점포 수를 많이 보유하며 4위였으나 이마트가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리면서 순위가 바뀌었고, 지금은 두 배가량 차이가 난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다른 경쟁사들이 점포를 확대하는 등 공격 경영에 나선 데다 2019년엔 한·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일본 브랜드로 알려진 미니스톱 입지도 줄었다”며 “코로나19 장기화 등까지 겹치며 이온그룹이 한국미니스톱 정리에 나선 것 같다”고 했다.
한국미니스톱이 매물로 나오면서 누가 인수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일단 3년 전 매각 당시 관심을 보였던 롯데와 신세계그룹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롯데는 세븐일레븐, 신세계는 이마트24 등의 편의점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인수합병(M&A)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미니스톱을 품을 경우 GS25를 바짝 뒤쫓는 상위 3개사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다”며 “이마트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롯데를 바짝 뒤쫓는 ‘빅4’ 업체로 재탄생할 수 있는 구도”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온그룹은 공개경쟁입찰보다 국내 주요 유통그룹을 대상으로 제한적 경쟁입찰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공개 매각 과정에서 가맹점주 반발 등 잡음이 나온 점도 이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다만 2018년과 달리 인수 후보들의 편의점 사업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그룹은 여러 M&A를 검토하고 있지만 최우선순위는 ‘롯데온’의 정상화 등 온라인 부문 강화다. 이마트도 이베이코리아,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인수 등 잇따른 M&A를 단행하면서 재무 여력이 크지 않다.
미니스톱 측은 매각에 대해 부인했다. 한국미니스톱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사가 일본 측에 확인한 결과, 이온그룹이 한국미니스톱 매각을 추진한다는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차준호/박동휘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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