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세계에 확산하면서 국내 전자·자동차업체의 부품 수급난과 생산 차질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은 세계 반도체와 각종 전자부품 생산의 15~20%를 담당하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주요 글로벌 기업의 서플라이체인(공급망)이 마비되고 있다고 전했다.
KOTRA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베트남 정부의 봉쇄령으로 가전과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대부분의 공장 가동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세계 업체들의 부품 생산기지인 동남아에서 생산 차질이 극심하다”며 “해운 화물대란까지 겹치면서 부품 선적이 계획보다 몇 주가량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수요가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가전업체 영업담당 임원은 “지난 4~5월부터 수요 둔화를 체감하기 시작해 2분기 판매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연말 쇼핑 시즌을 겨냥한 주문도 지난해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과 운임 급등도 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반기보고서에서 “CE 부문 주요 원재료인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전년 대비 약 66%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물동량 기준 세계 3위 항구인 중국의 닝보·저우산항이 코로나19로 부분 폐쇄되면서 해운 운임도 고공행진 중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져 소비자들이 다시 지갑을 연다고 하더라도 공급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으로 인도와 베트남 등 기업들의 동남아 생산 공장이 폐쇄와 가동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업체 한 관계자는 “8월까지는 재고로 버텼지만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며 “9월부터는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박신영/김형규 기자 nyuso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