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투자는 배터리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각각 미국 등에 새로운 배터리 공장 건립을 준비 중이다. 아예 발전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도 있다. 삼성물산은 7500억원을 투입해 미국 텍사스주에 700㎿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GS건설 역시 2028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생산 사업에 5000억원을 투입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저탄소 기술 개발도 주요 투자 대상이다. SK E&S는 탄소중립의 열쇠로 불리는 CCU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활용) 기술에, 한화솔루션은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소재 국산화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재활용산업 투자 사례도 적지 않다. 롯데케미칼은 1000억원을 들여 2024년까지 11만t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2030년은 글로벌 차원의 탄소중립 중간점검 시점이다. 2018년 열린 IPPC회의에서 각국 정부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이상 감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국 정부도 2030년까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업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기본법을 밀어붙이는 배경이다.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5% 이상 감축한다는 게 탄소중립기본법의 골자다.
2030년을 기점으로 실질적인 불이익을 받게 되는 업종도 있다.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최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입법 패키지 ‘핏포55(Fit for 55)’를 발표했다. 2030년 EU의 평균 탄소 배출량을 1990년의 55% 수준까지 줄인다는 슬로건 아래 EU 역내로 수입되는 제품 중 역내 생산 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이 많은 제품에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는 내용이다. EU 집행위는 우선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비료 등의 업종에 ‘탄소 관세’를 물릴 계획이다.
자동차업계도 2030년까지 사업모델 전환을 마무리해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무공해차(ZEV)로 전환하는 목표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내연기관차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최대 시장인 미국을 더 이상 공략할 수 없게 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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