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의 단편 애니메이션 같네"…현대모비스 광고 조회수 1080만

입력 2021-08-24 15:18   수정 2021-08-24 15:19


현대모비스가 지난달 9일 유튜브에 공개한 ‘우리, 소프트웨어로 환생한 것 아니었어?’ 영상(사진)이 2개월이 채 안되는 지난 23일 기준 1080만 조회수를 넘어섰다. 기업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디지털 광고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해당 영상은 디지털 코드인 1과 0으로 환생한 볼트와 너트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자동차 부품이었던 이들은 소프트웨어의 디지털 코드로 환생해 새롭고 역동적인 일을 한다고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집안에서 빵을 굽고 선풍기를 돌리고 믹서기를 작동시키는 일만 했다. 전원을 끄려고 내미는 사람의 발을 바라보며 절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장면은 꿈이었다. 0과 1은 첨단 모빌리티를 움직이는 데 활용되고 있었다. 이들은 “사람들이 이동 중에도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우리가 세상을 움직이는 거야”라고 환호했다. 현대모비스의 도심형 모빌리티 자율주행차 엠비전 X, 도심항공교통(UAM)이 제주의 도로와 하늘을 가로지르는 모습으로 영상은 마무리된다.

네티즌들은 이 1분14초짜리 영상에 찬사를 보냈다. “마치 픽사의 단편 애니메이션 같다” “기업을 새롭게 보게 만드는 광고”라는 댓글도 달렸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고급스러운 영상으로 제작해 압축적으로 전달한 결과다. 영상 시작부터 빠른 화면 전환과 궁금증을 자아내는 내레이션 등도 한몫 거들었다. 기업과 브랜드 이름을 강조하는 과거의 광고 형식에서 탈피하자 소비자가 먼저 반응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통해 부품회사에서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은유적으로 전달했다. 현대자동차, 애플,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들도 이런 방식의 콘텐츠를 겸한 광고 영상 제작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우리, 소프트웨어로 환생한 것 아니었어?’는 지난해 12월 공개한 ‘자동차 부품 로맨스. 우리, 환생할래요?’의 후속편이다. 이 영상도 지난 23일까지 1411만 조회수 이상으로 호평을 받았다.

녹슬어 수명이 다한 볼트와 너트가 컨베이어벨트를 지나 이진법 숫자로 환생하는 과정을 그렸다. 한 네티즌은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미래 자동차산업에 도전하겠다는 의미. 멋있다”는 댓글로 현대모비스의 변신을 응원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이 중심이 돼 기획한 영상”이라며 “동영상, 메타버스 등 신규 플랫폼을 활용해 앞으로도 기술과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홍보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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