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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브 카드는 반도체 칩과 검사장비를 연결하는 장치다. 프로브 카드에 장착된 바늘이 웨이퍼를 접촉하면서 전기를 보내고 돌아오는 신호에 따라 불량 반도체를 선별한다.
충남 천안에 있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티에스이는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용 프로브 카드 국내 1위, 세계 2위 기업이다.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수출 실적은 8897만달러에 달한다. 티에스이 창업자 권상준 회장은 한국무역협회와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선정한 ‘제140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이미 비메모리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로브 카드와 테스트 소켓, 인터페이스 보드 등 주요 사업 모두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에 본격 적용되기 시작했다. 소켓과 보드는 반도체 패키지 검사 단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장치다. 권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영향으로 더 빠르고 더 많은 데이터 처리가 필요해지면서 초고속·고성능·저전력 반도체가 요구되고 있다”며 “여기에 적합한 티에스이 검사장치 및 장비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장비 성능이 뛰어나야 수율과 성능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티에스이는 인텔, 퀄컴, AMD를 비롯한 글로벌 비메모리 ‘큰손’ 대부분을 공급사로 확보했다.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배경이다. 연결기준 작년 매출은 2855억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27억원으로 107% 늘었다. 증권가는 티에스이가 올해 매출 3100억원, 영업이익 600억원을 달성해 4년 연속 실적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비중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2018년 34%, 2019년 53%에 이어 지난해 55%로 늘었다.
그는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하면서 반도체와 처음 연을 맺었다. 1983년은 고(故) 이병철 회장이 ‘2·8 도쿄선언’을 통해 반도체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때다. SK하이닉스의 모태인 현대전자도 같은 해 출범했다. 권 회장은 5년 후 삼성을 나와 미국(슐럼버제), 일본(어드반테스트) 검사장비 회사를 두루 경험한 후 1994년 충남 천안에 66㎡ 사무실을 얻어 직원 1명과 창업해 지금의 티에스이를 일궜다. 권 회장은 “회사는 갑자기 이유 없이 좋아지지 않는다”며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해 반도체 검사 기술 초격차를 벌리겠다”고 강조했다.
천안=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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