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넘어져도 괜찮아 !

입력 2021-08-24 17:45   수정 2021-08-25 00:13

동네 놀이터에서 한 발로 바닥을 밀며 킥보드 타는 아이들이 신나 보인다. 내가 저맘때는 ‘자전거를 배웠겠구나’ 싶었다. 몇m 못 가 넘어지기를 반복할 때마다 아버지는 “괜찮다”며 뒤에서 잡아주셨다. 제법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 이럴 수가! 아버지는 저 멀리서 손을 흔들고 계셨다. 다들 비슷한 경험을 한 것처럼 나도 이렇게 자전거를 배웠다.

코로나19로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 요즘이다. 기업들은 어떨까? 현장에서 만난 많은 기업인은 위기상황을 인식하고 나름의 고민을 하고 있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사업방향을 전환하거나, 구조조정과 사업 정리 사이를 선택할 기로에 있는가 하면, 이미 실패를 경험하고 다시 시작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기업들이 폐업할 경우 사회 경제적으로 미칠 타격은 매우 크다. 그동안 축적한 기술과 지식이 사장되는 것은 물론 일자리 기반도 무너지게 된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투입돼야 하는 사회적 비용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는 위기가 닥쳤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제도적인 안전망이 필요하다.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해 기업들이 민첩하게 사업 방향을 틀 수 있도록 제도도 정비해야 한다. 최근 사업전환의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좋은 예다. 기업들이 내연차 배터리에서 전기차 배터리로 품목을 전환하는 것도 미래를 내다본 혁신활동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전환, 탄소중립 등 신사업에 대한 사업전환 수요를 발굴해 선도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일시적인 경영 위기를 겪고는 있지만 기술력과 사업성이 유망한 기업에는 유동성 공급, 채무 조정 등의 선제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지난해부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선제적 자율구조개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은행권과 협력해 금융 지원, 만기 연장 등 중소기업 상황에 맞춰 정상화를 유도하고 있다. 향후에는 구조개선센터를 구심점으로 지원 규모를 더욱 늘리고, 원활한 자금 공급을 위해 협력 은행을 확대할 계획이다.

실패를 경험한 기업인에게는 재기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급선무다. 준비되지 않은 재창업은 또 다른 실패를 부를 수 있다. 자금 위주의 단편적인 지원에서 벗어나 교육, 멘토링, 판로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더불어 성실하게 경영했지만 고배를 마신 기업인에게는 재기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과감히 제거해나가야 한다.

실패는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도 마찬가지다. 입사 면접에서 실패 경험을 묻는 이유도 지원자가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넘어져도 괜찮다. 포기하지 않는 한, 실패는 또 하나의 과정이며 성공 DNA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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