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주식을 거칠게 팔아치울 동안 나라 밖에서는 중요한 일이 일어났는데요. 바로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펼쳐 온 미국이 지난 15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것이죠.
미국의 아프간 철수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고, 국내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매크로 팀장은 24일 유튜브채널 한국경제의 ‘허란의 경제한끼’에 출연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의 이면엔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미중 갈등이 놓여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허 팀장은 “미국의 외교정책이 중동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세계의 화약고가 중동에서 남중국해로 옮겨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미중 충돌 위험이 증가할수록 경제와 증시에 미칠 악영향은 커질 텐데요. 허 팀장은 미중 갈등의 핵심은 ‘공급망 재편’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은 자체 2차전지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밸류체인 가운데 어디에 속하느냐가 향후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허 팀장은 “삼성전자는 핸드폰, 가전, 반도체 등으로 사업부문이 다각화되어 있다 보니 고객사인 미국 기업과 경쟁을 하고 있는 애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도체 승부처가 될 파운드리 분야 1위인 대만 TSMC가 고객사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그는 “반도체 전쟁 국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큰 지역들에 대해 디스카운트가 나타나고 있다”며 “미중 반도체 전쟁이 첨예해질수록 양국에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중립 전략’의 리스크가 점차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차 전지 기업도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그는 “SK이노베이션 등 2차 전지 기업들도 중국의 거대 전기차 시장을 놓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미국 역시 자체 2차전치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괴롭지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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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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