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집값 계속 오를까요?…지금이라도 영끌 매수할까요?

입력 2021-08-25 13:56   수정 2021-09-02 16:13


정부의 잇따른 ‘집값 고점’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까지 일부 공급이 많은 지역을 제외하고는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보호법, 입주 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식을 줄 모르는 ‘전세난’이 매매 가격 상승을 계속 부추길 것이란 설명이다.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주요 변수로는 금리 인상을 꼽은 답변이 가장 많았다.
○매매·전세시장 모두 상승할 것

한국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 5명을 대상으로 올해 아파트값 전망을 조사한 결과 전원이 “연말까지 지금과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잉 유동성과 전세난 등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매매시장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서울 등 핵심 지역에서 대규모 공급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연말까지 평균 매매가격이 5~6%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까지는 중저가와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부 지방은 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및 수도권의 ‘똘똘한 한 채’나 중저가 지역, 교통망 확충 예정지 등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최근 공급이 많은 부산이나 대구는 하락까지는 아니지만 보합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일자리가 부족하거나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은 특정 동, 신축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매매시장보다 전세시장이 더 불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세 공급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하반기 ‘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 교수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늘어난 영향으로 집주인들이 세금을 충당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갈수록 전세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특히 서울은 전세의 주요 공급원이 되는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세시장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 여름부터 한 차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다가 만료된 집이 시장에 공급되겠지만 물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집주인들이 직전 재계약 때 올리지 못한 가격을 한 번에 올리면 전셋값이 크게 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분양시장은 당분간 활황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함 랩장은 “올 10~12월 전국적으로 분양 물량이 많은 편이지만 수도권은 수요 대비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경쟁률이 고공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분양시장은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가격이 저렴해 수요자로선 리스크가 없는 일종의 ‘안전자산’”이라며 “주거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높아지고 있어 분양 경기는 계속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 부동산 주요 변수 될까
금리 인상이 올해 부동산시장을 뒤흔들 변수가 될지에 대해선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렸다. 함 랩장은 “금리가 올라가면 매매시장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고 교수는 “금리 인상이 실질적으로 매수세를 잠재우거나 가격 하락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며 “한 번에 급격한 금리 인상은 현실적이지 않을뿐더러 이미 금융회사에서 철저한 대출 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자 부담이 과해 경매 등으로 나오는 물건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내년 대선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심 교수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올해 여야를 불문하고 후보들 사이에서 부동산 관련 공약이 쏟아질 것”이라며 “난립하는 공약으로 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선 공급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정부에서 공급 확대 등 각종 부동산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미 시장에서 신뢰를 잃어 별 영향을 주고 있지 못하다”며 “정책 신뢰를 되찾을 만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공급에 대한 정부 의지만으로는 부족하고 확실한 성과를 보여야 시장에 안정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주택자 ‘영끌’은 신중히
무주택자의 무리한 ‘영끌’ 매수는 추천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심 교수는 “지금 부동산시장은 어느 정도 과열돼 있다고 본다”며 “무주택자는 3기 신도시 등 청약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청약 당첨이 어렵기 때문에 차선책으로 구축 매입을 고려할 수는 있지만, ‘내 집’이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최대한 보수적으로 판단하길 권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현금 유동성이 확보된 사람이나 하락장이 오더라도 버틸 수 있는 경우 등에 한해 매수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함 랩장은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시장의 변곡점이 올 수 있다”며 “무리하지 말고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부채 한도 내에서 주택을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금만 있다면 시기와 상관없이 매수를 고려하라는 의견도 있다.

고 교수는 “집값이 고점이니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매수 시기를 놓치면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자금 계획이 마련된다면 미루지 말고 집 사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신연수/이혜인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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