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떡볶이 먹방' 찍던 때, 이천 물류센터 화재는 최고조

입력 2021-08-25 09:33   수정 2021-08-25 09:40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6월 경기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와 이른바 '떡볶이 먹방'을 촬영하던 시간이 이천 화재 상황이 가장 심각했던 시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경기 이천 물류센터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이 후보가 먹방을 촬영하던 지난 6월 17일 오후 7시 12분 소방청장은 “화재 최성기(성숙 화재 단계)대비 인접 건물 연소확대 저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라”고 현장에 지시했다. 이 후보는 이때 경남 창원시 마포합포구의 한 먹자골목으로 이동해 황씨의 유튜브 ‘황교익TV’ 에서 떡볶이 먹방을 촬영했다.

화재 최성기란 현장 내의 모든 가연성 물질들이 화재에 관련될 때를 뜻하는 용어로 화재가 가장 정점에 이른 순간이다.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오전 5시43분 첫 소방 선발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오전 6시41분에는 이천소방서장이 현장에 도착해 화재 진압을 지휘했으며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오후 1시 7분에는 경기소방본부장이 현장에 도착했다.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소방경)의 고립 사실은 오전 11시 45분에 확인됐다. 경기소방본부장은 화재에 따른 건물 붕괴를 우려하며 오후 2시22분과 오후3시17분 전 직원 대피를 주문했다.

이 후보가 먹방을 촬영하던 시점, 경기도와 타 시도에서 온 소방관들은 화재 확산 저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었다. 이 후보는 화재 발생 이튿날인 18일 오전 1시32분에 현장에 도착해 1시간 가량 머무른 뒤 경기도청으로 복귀했다.

이 후보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경남 창원에서 실시간 상황 보고를 받고 대응 조치 중 밤늦게 현장 지휘가 필요하다고 판단, 다음날 고성군 일정을 취소하고 새벽 1시반경 사고 현장을 찾았다”며 “저의 판단과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라며 이 후보가 실시간을 화재 사고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야권에서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를 주장하며 고발했던 이 후보의 과거 발언을 조명하며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실시간 보고를 받았다면 ‘떡볶이 먹방’을 강행할 게 아니라 바로 상경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국민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었을 때 1300만 경기도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도지사의 자리는 창원 먹방이 아니라 상황실이었어야 하지 않았을까”라고 비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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