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수영장 3000개 발견…'구글 어스'로 탈세범 잡는 프랑스

입력 2021-08-25 11:43   수정 2021-08-26 07:47


프랑스가 구글 어스를 사용해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있다. 세수 확보가 예상되는 가운데 구글을 신뢰할 수 없다며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더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프랑스가 구글과 함께 "재산 혁신"이라는 인공지능(AI) 탈세 적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개발비는 1200만유로(약 164억4000만원)에 달한다. 구글 어스의 위성사진을 토지 등록부와 대조한다.



프랑스 세무당국은 신고를 하지 않고 수영장 증축을 한 사람들을 이 프로그램으로 적발할 방침이다. 프랑스 수영장 소유자들은 연간 500유로를 재산세와 지방세에서 추가 납부해야 한다. 세무당국은 프랑스에서 10년 간 개인 수영장 건설이 인기 있었던만큼 세수 확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개발 단계에서 이뤄진 실험도 세무당국의 자신감을 높혔다. 2017년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마르망드 지역에 있는 수영장 800개 중 30%는 불법 증축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지역에서는 3000개가 넘는 '숨겨진 수영장'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노동조합은 즉각 비판에 나섰다. 이들은 구글을 신뢰할 수 없다며 데이터 보안을 지적했다. 구글은 2019년 프랑스에서 조세 회피 혐의를 받아 10억유로 상당의 세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 프랑스 제 2 노조인 노동총동맹(CGT)은 "프랑스 당국에게 단순히 (세무조사를 도와주는) 도구만 제공한다는 구글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공무원들이 대거 소속된 포스우브리제 노조도 "행적이 의심스러운 기업과 세무당국의 협력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데이터 보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프랑스 재정경제부는 "우리가 이 프로그램의 유일한 주인"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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