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 골수종' 진단을 받은 전두환(90) 전 대통령(사진)이 25일 퇴원해 서울 연희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이날 전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을 통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오늘 퇴원했다. 입원 치료가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자택에서 안정을 취하며 약물 치료를 계속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평소보다 10㎏가량 체중이 줄어 수척해졌고, 정상 식사를 하지 못하고 미음만 먹는 상태다. 또 앉아서 간단한 이야기를 나눌 정도지만 알츠하이머 때문에 열흘 넘게 입원했는데도 본인이 입원했던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이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나흘 뒤인 13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 골수종' 진단을 받았다.
그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재판 당시 피고인석에 앉아 졸던 전 전 대통령은 재판 시작 25분 만에 호흡곤란을 호소해 경호원의 부축을 받고 퇴정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오는 30일로 예정된 네 번째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재판부에 '불출석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광주지법은 지난 24일 전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와 변호인의 증겨신청, 변론을 통해 그의 방어권이 보장되는 점 등을 종합해 항소심 선고기일 전까지 형사 재판 불출석을 허가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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