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엔씨소프트는 15.29% 내린 70만9000원, 넷마블은 6.96% 하락한 12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넷마블은 지난 25일 신작 모바일게임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엔씨소프트는 이날 밤 12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블레이드&소울2’를 공개했다. 그러나 두 게임 모두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전작인 ‘트릭스터M’도 흥행이 부진해 이번 신작에 이목이 집중됐는데, 그간 문제로 지적돼온 과금구조 등에서 기존 게임과 큰 차별점이 없다는 평가 때문에 주가 하락폭이 컸다.
반면 펄어비스는 25.57% 오른 8만7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펄어비스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한 도깨비(몬스터) 수집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도깨비(DokeV)’의 예고영상을 공개했다. 출시는 내년으로 예정돼 있지만 예고영상을 접한 게이머뿐만 아니라 세계 게임업게 관계자들의 찬사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수직 상승했다. 게임 ‘갓오브워’ 시리즈 디렉터인 코리 발로그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도깨비의 예고영상을 리트윗하며 “세상에 이 게임 정말 미친 것 같다. 지금 바로 하고 싶다”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펄어비스의 급등을 두고 신작 기대도 있지만 빅2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동반 급락하면서 반사수혜가 몰린 영향도 있다고 본다. 같은 MMORPG ‘오딘’을 서비스하는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11.2% 오른 것도 같은 맥락이란 설명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트릭스터M에 이어 블레이드&소울2를 보면 엔씨소프트는 과도한 과금구조 등 문제로 지적된 부분을 고칠 의지가 없어보인다”며 “엔씨소프트의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펄어비스가 기대를 모을 수 있는 트레일러를 발표하며 주가가 급등했고, 카카오게임즈가 오른 것 역시 ‘오딘’이 엔씨소프트 MMORPG의 대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기관투자가는 이날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각각 1337억원, 68억원 순매도했지만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는 각각 261억원, 268억원 순매수했다. 이날 기관의 순매도 1위가 엔씨소프트였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 신작은 출시한 지 12시간밖에 지나지 않아 성패를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최소 하루 혹은 이번 주말이 지나면서 매출 규모를 가늠할 수 있고, 이 경우 우려는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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