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연금, '2.6조' 마곡 복합시설 투자…지역 랜드마크빌딩 선점 목적

입력 2021-08-26 18:02   수정 2021-08-26 18:53

≪이 기사는 08월26일(15:1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서울 마곡지구 초대형 업무·상업 복합시설에 투자한다. 사업비만 2조6000억원 규모로 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 부동산 중 역대 최대 수준이다. 대도시 핵심 지역 내 상업용 부동산은 앞으로 가치가 더 올라갈 것으로 본 투자 전략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지스자산운용이 만든 부동산펀드를 통해 강서구 마곡동 CP4블록(마곡동 769 일원)에서 짓고 있는 업무·상업 복합시설을 준공 조건부로 선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개발을 총괄하는 시행사 아이알디브이, 시공을 맡은 태영건설, 금융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 등으로 구성된 마곡CP4PFV가 시행을 맡았다. 2024년 하반기 말 준공 예정이다.

이 건물은 수도권 내에서도 한 손에 꼽히는 규모다. 연면적 46만3180㎡으로 여의도 마천루인 파크원(연면적 62만 9047㎡)과 IFC(50만 6205㎡)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건물은 업무시설과 복합 쇼핑몰, 숙박시설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대형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입점한다. 중앙에 2400㎡ 규모의 개방형 중앙정원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서울 지하철 5호선 마곡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총 사업 규모는 약 2조 6000억원으로 알려졌다. 단일 규모로써 지난해 국내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약 17조 5000억 원)의 15%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국내 상업용 부동산 중 가장 큰 규모다. 기존 최대 투자금액은 2018년 이지스자산운용과 투자한 사업 규모 2조원대인 역삼 센터필드 개발사업이다.

마곡지구는 서울 내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마지막 부지다. 인천국제공항과 서울 주요 권역으로 이동하기 쉽고,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 제조, 화학 등 주요 산업군의 연구개발(R&D) 기능이 모여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최근 서울 3대권역(도심·여의도·강남)만큼 성장한 판교지역과 더불어 앞으로 가치가 높아질 업무지구로 평가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과는 역삼 센터필드에 이어 대형 개발사업 투자를 함께 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부동산펀드 설정 규모 국내 1위이자 아시아 부동산 운용자산규모(AUM) 세계 3위를 차지하는 운용사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라는 신뢰성과 기존 트렉 레코드를 바탕으로 국민연금이 이지스자산운용과 국내 개발사업 등에서 투자 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의 이번 투자는 대도시 내 핵심 입지에 '랜드마크'가 될 개발 예정 자산을 미리 손에 넣는 '빌드투코어'(Build to Core) 전략의 일환이다. 최근 미래가치가 큰 오피스빌딩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희소성이 큰 핵심(Core) 자산의 거래가격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개발 사업 단계부터 참여해 우량 자산을 직접 손에 넣는 전략이 나타난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2012년 도심(CBD)권역의 그랑서울부터 판교권역 ‘알파돔타워’, 강남(GBD)권역 ‘센터필드’까지 빌드투코어 전략으로 권역별 트로피 자산에 투자해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여러 전략과 섹터에 전문화된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국내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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