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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구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미디어 콘텐츠 업체 넷플릭스가 요즘 제일 두려워하는 존재가 메타버스 업체 로블록스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이 넷플릭스에서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즐기기보다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노는 것을 더 좋아할 것이라는 우려에서죠. 실제로 로블록스의 하루 이용자는 2019년 1분기 1540만여 명에서 올해 1분기 4180만여 명으로 171% 증가했습니다. 이들의 하루평균 사용시간은 약 2.4시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출시한 지 3년도 안 돼 글로벌 누적 이용자가 2억 명에 달하는데 이는 넷플릭스 이용자와 같은 규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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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페이스북은 지난 19일 직원들이 가상현실 공간에서 회의를 할 수 있는 서비스 ‘호라이즌 워크룸’을 공개했습니다. 직원들은 각자 자신의 아바타로 가상회의 테이블에 앉아 다른 참석자들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현실의 직원은 VR(가상현실) 기기인 오큘러스 헤드셋을 쓰고 가상 화이트보드를 이용해 동료와 채팅합니다.
편의점업체 CU는 11일 제페토에 CU 제페토한강점을 열었습니다. 한강을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루프톱과 커피머신을 설치해 아바타들이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달 강원 양양에 개장한 서핑 호텔인 브리드호텔양양과 똑같은 가상의 호텔을 다음달 제페토에 개설, 서핑과 객실을 간접 체험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신한은행도 메타버스 공간에 영업점을 설치해 금융 소비자의 아바타가 오프라인 지점과 마찬가지로 예·적금에 가입하고 펀드, 대출 등 금융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2025년 2800억달러(약 3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지난해 957억달러(약 110조원)이던 메타버스 관련 시장 규모가 2030년엔 1조5429억달러(약 177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업체마다 전망은 제각각이지만 메타버스가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데는 모두 공감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인공지능(AI)·데이터 등 디지털 뉴딜 사업에 5년간 예산 47조원을 투입하는데 특히 메타버스 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2일 발표한 ‘디지털 뉴딜 2.0 추진 방향’을 보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확장현실(XR) 7대 융합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여러 산업의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제페토 이용자 가운데 7~12세가 전체의 50.4%, 13~18세가 20.6%입니다. 로블록스도 7~12세가 49.4%, 13~18세가 12.9%입니다. 이용자의 60~70%가 10대인 셈입니다. 주요 소비계층인 40~50대 가운데는 메타버스의 개념조차 모르는 이가 상당수라 메타버스가 대세가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과거 모든 것이 오프라인으로 이뤄졌다가 인터넷이라는 연결 기술이 생기면서 지금은 온라인·모바일로 정보를 교류하고 게임, 상거래, 학습 등 생활의 상당부분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감안하면 메타버스 안에 현실의 거의 모든 생활이 그대로 이식되고, 그 안에서만 생활하는 이들이 나타날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정태웅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② 현실세계에서 고령층이 모바일 기기 및 앱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등 디지털 격차가 문제시되고 있는데, 메타버스가 전 연령층으로 확대될 수 있을까.
③ 아바타를 상대로 한 희롱 등 일탈행위가 빚어지고 있는데 메타버스 공간의 질서는 누가 규범화하고 강제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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