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찰이 '부패 사건'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용의자에게 돈을 뜯어내고자 고문을 한 것도 모자라 숨지게 한 것이다. 심지어 이를 은폐하려는 시도까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부 나콘사완주 경찰서의 티띠산 우타나폰(39) 전 서장이 전날 오후 자수했다. 그는 이달 초 경찰서에서 마약 용의자를 고문하다 숨지게 한 혐의로 수배를 받아왔다. 범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삭제를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그의 범행은 부하 경찰관 중 한 명이 CCTV 동영상을 한 법률지원단체의 변호사에게 보내면서 만천하에 드러나게 됐다. 경찰관은 동영상을 건네면서 티띠산 전 서장이 용의자에게서 돈을 갈취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티띠산 전 서장이 용의자에게 요구한 금액은 200만밧(약 7150만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변호사는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영상에는 경찰서에서 티띠산 전 서장이 부하 경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손이 묶이 마약 용의자 머리에 비닐봉지 6장을 씌운 뒤 질식시키는 장면이 담겼다. 용의자가 발버둥 치다 쓰러지자 경찰들이 급하게 응급조치 하는 장면도 기록됐다.
영상 공개 이후 태국 사회는 들썩였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까지 나서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다. 특히 방콕 소재 티띠산 전 서장의 호화 저택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또 한 번 공분이 일었다. 저택 가격이 무려 6000만밧(약 21억원)에 달했던 것. 티띠산 전 서장의 월급 4만밧(약 143만원)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집에는 람보르기니, 페라리 포함 고급 스포츠카와 외제차가 총 13대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차 가격은 전체 1억밧(약 36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티띠산 전 서장은 마약 용의자 신문 과정에서 비닐봉지를 사용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돈 갈취가 아닌 정보 캐내기 차원에서 이 같은 일을 벌였다며 고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티띠산 전 서장을 비롯한 경찰 7명은 직위 해제된 상태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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