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사거리에서 배달하던 4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대형 화물 트럭에 깔려 숨진 일이 일어난 가운데, 민주노총이 '배달 오토바이 공제조합'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고 당일 해당 오토바이 운전자의 어머니가 수차례 전화한 기록을 담은 발신목록과 메시지도 함께 공개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는 28일 성명을 내고 "라이더의 최소한의 안전망인 배달 오토바이 공제조합 설립에 나설 것"이라며 "공제조합을 통해 저렴한 보험료, 의무 유상보험, 안전교육, 배달 교육 등을 책임지고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일부 라이더는 유상보험을 들지 않고 배달을 하고 있는데 자칫하면 본인뿐만 아니라 사고피해 차량에까지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현재 배달앱 점유율 20%를 가진 쿠팡이츠가 라이더의 보험 유무를 확인하지 않고 배달할 수 있게 하는 무보험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유상보험 유무를 라이더로 일할 수 있는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배달 플랫폼 기업 배달의민족을 향해 "사측은 장례비용 일체와 위로금을 지급하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노조는 "근로계약을 맺은 노동자가 아니라, 위탁계약을 맺은 자영업자(플랫폼노동자)로 구분되기 때문에 산재보험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며 "라이더들이 고인의 가족에게 전달하기 위해 십시일반 모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라이더 사망 당일, 사고 소식을 뉴스로 접한 어머니가 라이더에게 보낸 전화와 메시지도 공개했다. 전화 발신 내역에는 오후 4시부터 오후 7시까지 4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해당 라이더는 오전에 배달을 하다 화물차에 깔려 숨진 뒤였다.
어머니는 전화를 받지 않는 아들에게 "전화 안 받네. 내일 백신 맞는다면(서) 어디갔냐"라는 메시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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