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hankyung.com/photo/202108/AA.27329337.1.jpg)
2000년 일본은 세계 최초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휴머노이드(사람 모양을 한 로봇)인 ‘아시모’를 세상에 내놨다. 2004년에는 한국도 두 발로 걷는 ‘휴보’를 개발했다. 아시모가 등장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로봇은 아직 미래 이야기처럼 여겨지고 있다. 로봇의 하드웨어뿐 아니라 인공지능(AI), 통신(5G), 클라우드 등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각 요소 기술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한 탓이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108/AA.27343704.4.jpg)
![](https://img.hankyung.com/photo/202108/AA.27329296.1.jpg)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가 19일 AI데이에서 깜짝 발표한 로봇 소식은 또 다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로봇은 뇌를 담당하는 AI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했다. 하드웨어 영역인 인지·제어는 가능했지만 소프트웨어 영역인 판단이 제대로 안 됐다는 얘기다. 테슬라는 AI 영역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로봇이 각각 뇌를 갖지 않고 클라우드와 통신을 통해 테슬라의 슈퍼컴퓨터인 ‘도조’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뇌가 로봇 바깥으로 빠지면 에너지 효율도 높아진다. 테슬라는 내년에 시제품을 내놓고 ‘전기차를 넘어선 로봇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로봇산업을 뒷받침할 기술들이 속속 나오면서 투자업계에서는 로봇산업이 폭발적 성장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용뿐 아니라 의료, 가정용 등 로봇산업의 확장성은 매우 크다. 현대차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이유도 일맥상통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를 비롯해 5G, 배터리 등 로봇을 둘러싼 기술들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로봇산업에도 변곡점이 오고 있다”며 “선제 투자하기에 적절한 때”라고 설명했다. 테슬라가 나선 만큼 내년까지 주가 상승 이벤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외에서도 분야별 전문 기업은 있지만 이렇다 할 ‘대장주’는 눈에 띄지 않는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산업 전반의 성장성에 투자하라고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이유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로봇산업에 투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ETF를 통한 분산투자”라며 “고성장 산업인 만큼 개별 주식은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ETF는 ‘글로벌 X 로보틱스 & AI ETF(BOTZ)’다. 지난 26일 36.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개월간 8.09% 올랐다. 지난 5년간 수익률은 146.19%다. 이 ETF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는 엔비디아(NVDA) 비중이 가장 높다. 일본 자동화 기계 제조사인 화낙(6954)과 전자기기 제조사인 키엔스(6861)도 담고 있다. 의료 로봇의 대장주 격인 인튜이티브서지컬(ISRG)도 포함됐다. 일본 기업 비중이 높고, 하드웨어 쪽에 무게를 둔 구성이다.
또 다른 ETF로는 ‘로보 글로벌 로보틱스 앤 오토메이션 인덱스 ETF(ROBO)’가 있다. 지난 1개월간 4.90% 올랐다. 5년 수익률은 71.54%다. 3차원(3D) 프린터 관련 기술 비중이 높다. 3D 프린팅 전문 기업인 3D시스템즈(DDD)와 스트라타시스(SSYS)가 대표적인 구성 종목이다.
‘아이셰어 로보틱스 & AI 멀티섹터 ETF(IRBO)’는 블랙록에서 2018년 6월 상장해 비교적 오래되지 않은 ETF다. 상장 후 83.71% 올랐다. 일본 기업 비중이 20% 가까이 되는 ROBO에 비해 그 비중이 10%에 불과하고 미국과 중국 기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