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쏘나타' 어디로 갔나…도로서 자취 감춘 이유

입력 2021-08-30 13:59   수정 2021-08-30 18:17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레저용차량(RV) 돌풍 속에 세단이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차량 대형화 트렌드 속에 '베스트셀링카' 그랜저 등 준대형 이상 세단은 소비자 수요가 꾸준한 편이지만, 쏘나타 등 중형 이하 세단은 부진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30일 국내 완성차 5사에 따르면 올해 1~7월 내수 누적 판매량 기준 1위(국산차 승용 부문)에는 그랜저(5만8077대)가 올랐다. 2~3위는 카니발(5만1926대)과 쏘렌토(4만6313대)가 각각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그랜저(9만1985대), K5(5만5287대), 아반떼(4만8642대) 순으로 1~3위 모두 세단이 차지했던 것과 다소 다른 그림. K5는 올해 5위(4만2122대), 아반떼는 4위(4만5608대)로 밀려났다. 준중형·중형 세단이 부진한 틈을 타 SUV가 올라선 셈이다. 같은 기간 쏘나타도 5위에서 7위로 후퇴했다.


판매량을 보면 아반떼는 올해 1~7월 전년 동기 대비 6% 줄었다. 작년 4월 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된 뒤 같은 해 6~7월 2개월 연속 월 1만대 이상 팔렸지만 그 효과가 오래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작년 쏘렌토(4월)와 카니발(8월)이 세대 변경을 거친 이후 1년 넘게 신차 효과가 이어지는 SUV와는 대비된다.

K5와 쏘나타도 7월까지 누적 판매 실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16% 판매량이 줄었다. 두 모델 모두 2019년 완전변경된 모델이라 가파른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사실 무리다. 다만 쏘나타는 작년 4월 연식변경 이후 같은해 11월 N 모델 투입, 올해도 연식변경 모델을 내놨지만 저조한 흐름이 지속됐다. K5도 작년 10월과 올해 6월 두 번의 연식변경을 거쳤다.

부진한 행보를 보이는 세단이지만 그랜저, K8, G80의 기세는 주목할 만하다.

그랜저는 2016년 11월 6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지난 5년간 부분변경과 연식변경 모델, 신규 트림 투입하며 판매량 방어에 나섰지만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RV, 세단 등 전 승용 차종 통틀어 2017년 이후 4년 연속 판매 1위를 유지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을 제외하고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K8은 올 4월 출시 후 월평균 5500여대가 팔리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월간 판매량으로 그랜저도 제쳤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와 높은 인기에 밀린 주문만 4만대 이상으로 집계된다. 출시 이후 4개월간 판매량이 총 2만1633대(K7 판매량 제외)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주문량이다. 출고까지는 최소 5개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G80의 경우 올해 판매 순위로는 6위였으나 지난해 3월 완전변경 모델(RG3) 신차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고급차 수요까지 더해지며 판매량이 증가 추세다. 올해 1~7월 판매량은 3만5594대로 작년 같은 기간 판매량(2만8993대)과 비교해 22% 늘었다.

차박(차량 숙박), 큰 차 선호현상에 힘입어 SUV와 RV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처음으로 세단 판매량을 앞선 데 이어 올해도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내수 전체 판매량 73만4278대 가운데 세단은 33만7332대(45.9%), RV는 38만1308대(51.9%)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수요는 물론 제조사들도 돈 되는 SUV 중심으로 신차를 선보이고 있다. 당분간 SUV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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