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수술실 CCTV' 반대" vs 강병원 "블랙박스도 없애야 하나"

입력 2021-08-30 15:42   수정 2021-08-30 15:44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0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수술실 CCTV 설치 법안 관련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과 관련 "이 대표의 무지가 결국 국민의힘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최고위원은 이날 '수술실 CCTV 무리한 추진? 여야 합의 부정하는 이준석의 무지' 제하 입장문을 내고 "최근 계속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어설픈 논리와 비약, 그리고 무책임한 주장들을 보면서 '배우지 않는 게으름'이 정치를 얼마나 위태롭게 만드는지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수술실 CCTV 법은 21대 국회에서 관련 법이 처음 발의된 2020년 7월 24일 이후 치열한 논쟁 끝에 여야가 합의한 법"이라며 "자당 소속 상임위 의원들이 치열한 논쟁과 조정 끝에 합의안을 도출해 왔는데, 당대표라는 사람은 일언반구도 없다가 갑작스레 합의 법안 전면 부정에 나섰으니 정치를 무슨 저잣거리 흥정이라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덧붙였다.

강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수술실 CCTV 법이 의료 행위를 소극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선 "어불성설이다. 이미 논의 과정에서 합리적 문제 제기를 모두 수용했다"며 "마취처럼 환자의 의식 없이 이뤄지는 수술은 환자와 보호자의 요청과 함께 기록하되, 일분일초가 급한 응급 수술 또는 위험도가 높은 수술, 수련 병원 등에서의 수술은 제외하도록 근거를 마련했다"고 했다.

아울러 "이렇게 되면 환자는 안심하고 수술을 받을 수 있고, 의료진 역시 자신의 의료 행위에 대한 성실한 기록과 증거가 남게 되니, 만일의 사태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며 "수술실 CCTV 법을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보호하는 '신뢰의 블랙박스'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논리대로면 가장 긴박한 의료 행위가 벌어지는 응급실 CCTV부터 모두 없애야 하고, 운전자들의 소극적인 운전 행위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니 차량 블랙박스부터 모두 없애야 한다"며 "이 대표는 왜 소속 의원들과 상의해 '응급실 CCTV 폐지법', '차량 블랙박스 폐지법'은 발의하지 않냐. '국민이 안심하고 병원에 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던 약속은 어디 시궁창에 던졌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술실 CCTV 설치법 관련 "선의에 의한 적극적 의료 행위가 징계나 징벌받을 가능성을 늘려가고 있다"며 "과감하고 적극적인 의료 행위를 했을 때 징계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사람을 살리기 위한 시도를 하면서 조금은 주저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또 "정치인들이 표만 생각하면서 매우 부도덕한 일부 의료진 사례를 침소봉대해 환자와 의료진을 갈라치기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수술실 CCTV 설치 법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감시와 통제는 의료를 병들게 한다"며 국회 본회의 부결 촉구 기자회견을 여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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