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딜로이트 "백신 접종 늦어지는 아시아국가 소비부진 장기화 우려"

입력 2021-08-30 18:17   수정 2021-08-3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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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08월30일(18:1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소비 수준이 장기간 위축되는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는 30일 이같은 분석을 담은 '팬데믹으로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인 업종인 여행과 항공 산업은 여전히 여행 제한 조치로 타격을 받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항공 수요를 나타내는 유상여객킬로미터(RPK)가 2020년 한 해 62% 감소했고, 지난 3월에도 2019년 동 월 대비 60.4% 줄어든 수준을 기록했다. 숙박업의 경우에도 싱가포르는 지난 4월 호텔 객실 매출 이 2년 전 동월 대비 75.7% 감소했다. 홍콩의 호텔 투숙률은 2020년 중반 이후 소폭 상승했으나, 지난 4월 현재 57% 로 여전히 팬데믹 이전(2019년 79%)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관광·서비스업 등 산업 불황으로 인한 노동시장 악화는 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주요 아시아 국가 에서 2020년 실질 가처분소득(DPI)이 급감했고, 필리핀은 10.2%나 추락했다. 가계부채도 늘어나, 팬데믹 이전부터 가계 부채가 많았던 국가들은 더욱 심각해졌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가처분소득 대비 총 가계 금융부채 비율이 143.4%에서 2020년 161.4%로, 한국은 189.3%에서 204.8%로 올랐다.

이런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해 방역 모범국으로 꼽힌 싱가포르와 대만도 최근 수 개월간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의 경우 2020년 중반부터 상황이 통제되는듯 했으나,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자 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하고 대규모 검진을 시작했다. 각종 자원과 의료 시스템이 극한의 테스트를 받고 있다.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음에도 상당수 국가에서 백신 접종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총 백신 접종 건수가 세계 최고(약 8억900만 건) 인 중국조차 6월 8일 기준 접종 비율은 100명 당 56.2건에 그치고 있다.



딜로이트는 이번 위기가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빈곤층이 늘고 중산층이 후퇴하면서 경제가 불균형적으로 회복하는 부정적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상당수 가계가 이득을 얻었지만,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이들은 주식시장 활황에도 전혀 이득을 보지 못했다.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인구의 주식 보유 비율이 선진국보다 훨씬 낮다는 점도 이같은 격차를 심화시킨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업무 방식이 일변해 소비자 들의 제품 및 서비스 구매 목록에도 큰 변화가 발생하는 가운데 후유증이 오래갈 전망이다. 상당수 소비자들은 팬데믹으로 재정적 어려움만큼이나 큰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 재정은 중기적으로 회복되겠지만, 사랑하는 이를 잃었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투병 생활을 한 경험은 훨씬 오랜 상처로 남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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